이 기사는 2016년 11월 25일 07: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포스코건설이 엘시티 사업의 시공사를 맡은 것을 두고 말이 많다. 국내와 중국의 대형 건설사들이 사업을 포기한 상황에서 정부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하는 포스코건설이 엘시티 사업을 수주한 것이 의심스럽다고 지적한다. 심지어 일각에서는 포스코건설이 엘시티 사업을 책임준공 한다는 점에 대해서도 시비를 건다. 한마디로 외압이 작용했다는 것이다.과연 그럴까. ‘최순실 사태'로 사회 각 방면에서 비정상적인 광경이 목격되다 보니 어느새 우리들의 시각도 삐뚤어진 것은 아닐까. 하나하나 짚어보자.
지난 2013년 대우건설을 비롯한 국내 대형 건설사들이 엘시티 사업을 검토할 당시는 지금과 상황이 다르다. 엘시티 사업의 본래 명칭이 해운대 관광리조트 개발사업인 만큼 아파트 등 주거시설 비중이 낮고 상업시설 비중은 높았다. 수익성 높은 아파트 비중이 적으니 자연히 사업성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건설사들이 포기할 이유가 충분했다.
엘시티는 이후 설계계획을 대폭 변경한다. 85층 주거 타워가 2개로 늘어나고 상업시설은 101층 랜드마크 타워 1개로 줄어든다. 해운대 앞 전망 좋은 관광단지 내 주거단지가 들어선 것이다. 사업 인허가 과정에서 이영복 청안건설 회장의 로비 의혹이 불거지는 부분이다.
사업성이 높아지자 이번에는 중국 건설사인 중국건축공정총공(CSCEC)이 달려들었다. 다만 차이점이 있다.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을 통한 자금조달이 아닌 자체적인 신용만으로 자금을 자체 조달하겠다고 한 것이다. 결과는 대실패다. 국내 사업 경험이 전혀 없는 중국 건설사들에게 선뜻 자금을 빌려주겠다는 금융회사는 없었다. 이후 사업은 포스코건설로 넘어갔다.
포스코건설이 책임준공을 하는 것에 대해서도 비정상적이라는 지적이 있지만 이는 상식 밖의 얘기다. 엘시티는 사업비만 3조 원이 넘고 도급 계약액이 1조 5000억 원에 달하는 대형 사업이다. 1조 원 이상의 건설 프로젝트에는 대부분 책임준공이 포함돼 있다.
책임준공의 의미가 무엇인지 제대로 아는지도 의심스럽다. 책임 준공이란 금융회사가 PF 대출을 할 때 신용확보 방안 중 하나로 시공사가 건물 준공을 책임지겠다는 약정을 의미한다. 사실 준공의무는 건설공사의 수급인이 도급인에게 부담하는 계약상 의무로 볼 수 있지만 우리나라는 사정이 약간 다르다. 시행사와 시공사가 분리돼 있고 대부분 시행사의 자금력이 취약하기 때문이다. 엘시티의 경우 사업비만 3조 8000억 원이지만 이중 시행사가 부담한 금액은 고작 300억 원에 불과하다. 즉, 금융회사 입장에서는 시행사만을 믿고 거액을 대출해줄 수 없기 때문에 시공사에게도 책임을 묻는 것이다.
최순실 사태로 사회에서 격앙된 분위기가 나타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다만 ‘아니면 말고'식의 무책임한 의혹 제기는 사회적 낭비만 초래할 뿐이다. 의혹제기도 어느 정도의 타당한 합리적 근거가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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