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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성산업가스 매각, '10배 이상' 멀티플 당위성은 증권가 "특수가스와 차별화 주목"

한형주 기자공개 2016-11-30 10:56:38

이 기사는 2016년 11월 30일 10: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오랜만에 인수합병(M&A) 시장에 나온 '조 단위' 딜 대성산업가스 인수전에 참여코자 하는 잠재 투자자들과 매각자 간의 가격 눈높이 격차가 작지 않은 모양이다.

셀러인 대성합동지주와 골드만삭스는 대성산업가스 매각 희망가를 공개적으로 밝히길 꺼리는 눈치지만,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한 내용(20억 달러에 매각 희망) 등을 감안할 때 기존 시장 예상치를 초월하는 가격을 염두에 두고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일부 원매자들은 대성산업가스의 실질적인 현금 창출력 및 밸류에이션에 적용된 멀티플의 적정성 등에 의문을 제기하며 "비싸다"는 의견을 내세우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러한 가치 괴리는 M&A 딜이 있을 때마다 파는 쪽과 사는 쪽 사이에서 흔히 나타나는 현상이긴 하다. 다만 딜 사이즈가 크다 보니 매각자-원매자가 생각하는 적정 밸류 갭(Value-Gap)도 그만큼 벌어질 수 있다는 게 이번 거래의 관전 포인트다.

특히 "셀러가 부르는 가격이 지나치게 높다"고 주장하는 인수 후보들이 그 근거로 제시하는 매물은 올 연초 SK그룹에 팔린 OCI머티리얼즈(현 SK머티리얼즈)다. 이들은 OCI머티리얼즈 매각 당시 반영된 EV/EBITDA가 10배에도 미치지 못한 점을 논리로 들고 있다. 참고로 매각자 측은 지난해 11월 또 다른 피어그룹인 프랑스 에어리퀴드가 미국 에어가스를 EBITDA 멀티플 13.9배에 인수한 점에 주목하는 모양새다.

그렇다면 증권가 및 신용평가 업계는 대성산업가스와 OCI머티리얼즈를 얼마나 유사한 기업으로 평가하고 있을까. 각각의 애널리스트들 의견을 종합해 보면, 특수가스를 주력으로 생산하는 OCI머티리얼즈와 다양한 산업용 가스를 취급하는 대성산업가스를 단순 비교하는 데는 무리가 있다는 분석이 중론이다.

우선 SK그룹이 인수한 OCI머티리얼즈는 전체 수익에서 반도체나 LCD 생산 공정에 필요한 특수가스(NF3)가 차지하는 비율이 80%에 달한다. 특수가스는 판매가의 변동률이 다소 높은 편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특수가스를 주로 생산하는 기업 역시 가격 변화에 따른 EBIT(이자 및 세전이익) 변동폭이 크다고 볼 수 있다.

단적인 예로 OCI머티리얼즈의 EBIT 마진은 2013년 들어 3~4%까지 떨어졌는데, 이는 대성산업가스를 포함한 국내외 산업가스 생산 기업의 EBIT 마진(25~30%)보다 눈에 띄게 낮은 수치다. OCI머티리얼즈의 EBIT 마진이 급락한 주 원인으로는 수요 변화가 심한 시장 불안전성과 글로벌 특수가스 생산 업체 간의 경쟁 심화 등이 꼽힌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특수가스 부문은 경쟁사 상황이나 공급과잉 여부 등으로 인해 회사 수익성에 영향이 초래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지난해 국내 특수가스 생산 업체 후성과 미국 기업인 앤더슨(Anderson)이 생산 라인을 임시 정지하면서 OCI머티리얼즈의 수익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것도 관련 사례로 들 수 있다"고 말했다.

해외 주요 산업가스 생산 기업들처럼 다양한 종류의 산업가스를 공급하는 대성산업가스와는 달리 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대성산업가스는 공기분리장치(ASU)와 같은 산업용 가스플랜트를 통해 산소, 질소, 아르곤 등을 제조·공급하는 것을 주력으로 삼고 있어 OCI머티리얼즈의 주 제품인 특수가스와는 차이가 크다는 것.

일례로 산업가스와 특수가스는 계약을 맺는 형태부터 상이하다. 단기 계약을 바탕으로 생산에 돌입하는 특수가스에 비해 산업가스는 10~15년에 걸친 장기 계약을 토대로 생산 및 납품이 진행되기 때문에 비즈니스 영속성 측면의 장점이 보다 뚜렷하다는 게 업계 진단이다. 특수가스는 대성산업가스의 사업부문에도 속해 있으나, 매출 의존도는 높지 않은 편이다.

또 다른 애널리스트는 "현금흐름 안정성과 예측 가능한 성장성 등을 고려할 때 두 회사의 밸류에 차이가 발생하는 것은 자연스런 구조라고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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