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6년 12월 02일 18: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40대의 젊은 자산가 A씨는 최근 신문을 보다 깜짝 놀랐다. 저축성 보험 비과세 혜택이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된데다 내년 초부터는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폭이 줄어들 수 있다는 내용을 봤기 때문이다. 금리가 적다고 불평하면서도 하는 수 없이 은행 예금에 일정 자산을 맡겨두고 있었던 A씨는 연말을 앞두고 서둘러 저축성 보험에 가입했다.

정부가 저축성 보험 비과세 혜택을 축소하기로 결정했다. 일시납 기준으로 납입액 2억 원 이하에 대해 비과세 혜택이 주어졌던 기존 법안을 고쳐 1억 원 이하로 적용 대상을 축소키로 했다. 제한이 없었던 적립식에 대해서도 납입액 합계 1억 원 이하에 대해서만 비과세를 적용할 것으로 보여 납입 규모가 큰 고액자산가일수록 불리하게 됐다.

◇ 기재위, 비과세 적용 대상 축소 결정..내년 초 시행 예정

저축성보험이란 은행 예금처럼 매년 일정 수준의 이자를 제공하는 보험 상품이다. 최초 가입시 사업비가 발생한다는 단점이 있지만, 은행 예금 금리의 두배에 달하는 복리이자가 제공돼 가입 기간이 길수록 예금과 비교해 훨씬 큰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상품이다. 높은 금리에 더해 저축성보험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것이 바로 비과세 혜택이다.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이자소득세 15.4%가 면제된다.

하지만 저축성 보험의 비과세 혜택은 내년부터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자산 규모가 클수록 혜택을 누릴 수 있는 범위도 더 줄어들게 됐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가 최근 저축성보험의 비과세 혜택을 축소하는 방안에 대해서 합의했기 때문이다.

기재위는 일시납으로 2억 원 이하의 저축성보험에 적용되던 이자소득세 면제 혜택 적용 대상을 1억 원 이하로 축소시키기로 했다. 또한 월적립식에 대해서는 비과세 혜택 적용 한도를 두지 않았지만 이 역시 납입액 합이 1억 원을 넘지 않는 선에서만 비과세를 적용하기로 했다. 상품을 10년 이상 유지해야 한다는 것과 월적립식의 경우 납입 기간이 5년 이상이어야 한다는 기존의 조건은 변화가 없었다.

◇ 보험 유지기간 등도 변경 가능.."개정안 시행 전 가입 서둘러야"

기재위가 이 같은 내용에 합의함에 따라 기획재정부도 본격적으로 관련 법안 개정 작업에 착수했다. 차후 법사위와 본회의 통과가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내년 초부터 시행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저축성 보험의 비과세 혜택이 줄어든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은행, 증권사 PB센터에는 관련된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저축성 보험에 관심이 없었던 고객들도 혜택이 줄어들기 전에 가입을 서두르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개정안에서는 납입액 규모에 대한 제한만 이뤄졌지만 보험 유지 기간 등 다른 조건들도 차후 변경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업계에서는 전망하고 있다. 특히 고액자산가들에 대한 혜택이 지나치다는 논란이 계속됨에 따라 비과세 혜택을 소득에 따라 차등 적용하는 것도 도입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박주남 로앤택스파트너스 대표세무사는 "(최근 십수년간) 저축성 보험에 대한 비과세 혜택은 계속 축소되는 추세로 가고 있다"며 "내년 초부터 법이 적용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원래 가입 의사가 있었던 분들이라면 시기를 앞당겨 올해 안으로 가입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