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현 성신양회 사장, 대표이사 복귀하나 김영찬 부회장 내년 3월 임기 만료…2년만에 재선임 가능성
강철 기자공개 2016-12-20 08:34:11
이 기사는 2016년 12월 19일 15: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09년 6월 대표이사에 오른 후 장기간 성신양회를 이끌고 있는 김영찬 부회장의 임기가 내년 3월 만료된다. 업계에선 김 부회장의 나이가 적지 않고, 8년 가까이 재직하며 정상화를 어느 정도 마무리한 만큼 연임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보고 있다.김 부회장을 대신해 대표직을 맡을 임원은 오너 3세인 김태현 사장 정도가 꼽힌다. 김 사장은 2002년 성신양회에 입사한 후 약 15년동안 다양한 파트를 거치며 업무 경험을 쌓았다. 2013년 12월부터 2015년 3월까지 대표이사를 맡기도 했다.
김영찬 부회장이 성신양회에 합류한 건 2008년 5월이다. 입사하자마자 최고재무책임자(CFO)에 올랐다. 김 부회장은 1976년 산업은행에 입행해 기업금융실장, IT본부장, 투자금융본부장, 기업금융본부장, 기획관리본부장 등을 거쳤다. 성신양회는 김 부회장 영입을 통해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는 한편 재무구조를 안정시키고자 했다.
2009년 6월 대표이사에 오른 김 부회장은 재무 건전성 제고를 위한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추진했다. 한국터보기계, 세원셀론텍, 오이솔루션 등 신사업 진출을 위해 취득한 계열사들의 지분을 정리했고, 충북 단양공장의 토지·건물·구축물·기계장치 등의 가치를 재평가해 3000억 원의 자본을 확충했다. 2011년에는 부천 레미콘공장을 한일시멘트에 약 1000억 원에 매각했다.
그 결과 2010년 말 기준 부채비율이 165%까지 떨어지는 등 재무구조가 대거 개선됐다. 성신양회가 2010년대 들어 장기간 지속되고 있는 시멘트 경기 불황에도 불구하고 200~250%의 비교적 양호한 부채비율을 유지하고 있는 건 당시 이뤄진 경영 정상화 노력 덕분이라는 평가다.
김 부회장은 재무 안정화를 이끈 공로를 인정받아 2011년, 2014년 잇달아 대표직 연임에 성공했다. 2009년 6월부터 현재까지 대표로 재직한 기간은 약 7년 6개월에 달한다. 오너를 제외하고 김 부회장보다 오래 대표이사를 맡은 임원은 1993년부터 2005년까지 재직한 김관영 전 부회장밖에 없다.
김 부회장의 대표이사직 만기는 내년 3월이다. 성신양회의 통상적인 인사 관례를 감안할 때 늦어도 내년 2월 중에는 연임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업계에선 김 부회장의 연배를 감안할 때 연임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김 부회장은 1951년생으로 내년이면 67세다. 8년 가까이 대표로 재직하며 경영 정상화를 어느 정도 마무리한 만큼 앞으로 김 부회장에게 주어질 만한 과제가 딱히 없을 거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성신양회를 비롯해 시멘트 관련 기업들의 실적이 안정 국면에 접어든 만큼 관리형 임원의 실효성이 크지 않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시멘트업계 관계자는 "성신양회 내부적으로도 세대 교체에 대한 논의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해 김상규 전무를 대표로 선임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김 부회장이 연임하지 않을 경우 새로 대표직에 오를 임원으로는 김태현 사장, 전병각 단양공장장(부사장), 천무찬 영업총괄본부장(전무) 등이 꼽힌다. 이 중에서 직급, 경력 등을 고려할 때 가장 유력한 후보는 김태현 사장이다.
김영준 회장의 장남인 김 사장은 2002년 9월 성신양회에 입사한 후 약 15년동안 전략, 기획, 신사업 발굴 등 다양한 업무를 거치며 경력을 쌓았다. 성신양회가 2000년대 들어 추진한 문화콘텐츠, 기계·장비, 바이오, IT, 부두 운영, 고로슬래그 가공 등의 신규 사업 발굴은 모두 김 사장이 주도했다.
2010년부터는 베트남, 미얀마 등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레미콘, 무역·유통, 컨설팅, 식료품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아직 뚜렷한 성과를 내지는 못하고 있으나 동남아시아 건설 경기가 살아날 시 본격적으로 수익이 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 사장은 성신양회 지분 11.98%를 보유한 최대주주이기도 하다. 보유 중인 신주인수권(워런트)을 합친 잠재 지분율은 19.6%에 달한다. 지배구조만 놓고 봤을 때 언제든 대표직에 오를 수 있는 여건을 갖췄다고 할 수 있다.
김 사장은 2013년 12월부터 2015년 3월까지 김영준 회장, 김영찬 부회장과 함께 각자 대표를 맡았었다. 대표직에서 물러난 후에도 생산, 영업, 경영관리, 해외 사업 등을 총괄하며 사장 역할에 충실했다. 내년 3월 대표로 선임되면 2년만에 공식적으로 경영 일선에 복귀하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김 사장이 1년 전 뚜렷한 이유 없이 대표직에서 물러났을 때 모두 의아해 했었다"며 "(김 사장이) 대표로 복귀할 경우 책임 경영 체제가 한층 확고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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