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크아웃' 고려개발, 500억 차입한 이유는 의정부경전철 파산 신청, 후순위 대출금 마련 목적
이상균 기자공개 2016-12-29 09:46:44
이 기사는 2016년 12월 27일 14: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워크아웃이 진행 중인 고려개발이 모회사로부터 500억 원을 차입해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된다. 고려개발의 열악한 재무 상태와 실적을 고려하면 상당한 액수다. 500억 원 차입의 배경은 의정부경전철 사업이 파산신청을 할 경우 후순위 대출금을 일시에 갚아야 하기 때문이다. 당초 380억 원이면 충분했지만 한일건설의 워크아웃과 연대보증으로 금액이 500억 원으로 늘어났다.◇한일건설 지분 추가에 연대보증까지
고려개발은 내년 1월 대림산업으로부터 500억 원을 차입할 예정이다. 대림산업은 고려개발 지분 62.2%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차입기간은 2017년 1월부터 2019년 12월까지 약 3년이며 금리는 연 3%다. 담보물은 고려개발의 주택사업 대여금 등이다. 대림산업에서 빌린 차입금은 총 780억 원으로 늘어났다.
고려개발은 당초 의정부경전철 사업의 주간사인 GS건설로부터 차입하는 방안도 고려했지만 조건이 맞지 않아 포기했다. 워크아웃 상태이기 때문에 은행에서 대출받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다. 어쩔 수 없이 최대주주인 대림산업에 도움을 요청했다. 연 3%로 금리는 저렴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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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상태가 부실한 고려개발이 500억 원이나 차입을 한 것은 의정부경전철 사업 때문이다. 최근 4년간 적자에 허덕이던 의정부경전철은 자금지원 규모를 놓고 의정부시와 사업시행자인 ㈜의정부경전철이 팽팽한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 협상이 사실상 결렬되면서 대주단은 사업 중도해지를 신청하기로 했다. 사실상 파산 신청이다. 이렇게 되면 건설사들은 대주단에게 빌린 후순위 대출금 2070억 원을 일시에 갚아야 한다.
후순위 대출금은 ㈜의정부경전철에 출자한 주주들의 지분율에 따라 배분한다. 고려개발의 지분율은 18.6%로 GS건설(47.6%)에 이어 두 번째다. 이를 토대로 계산하면 고려개발은 385억 원을 갚아야 한다. 여기에 한일건설이 워크아웃에 들어가면서 이 회사 지분(12.8%)을 나머지 주주들이 나눠 가졌다. 고려개발 지분율은 21.3%로 상승했고 후순위 대출금도 440억 원으로 늘어났다.
추가 사항이 또 있다. 의정부경전철 대주단은 GS건설에게 후순위 대출에 대한 100% 연대보증을 요청했고 GS건설이 이를 받아들였다. GS건설을 제외한 나머지 주주들도 GS건설에 대해 연대보증을 맺었다. GS건설과 나머지 주주들 간에 채무관계가 성립한 것이다. 이 같은 연대보증으로 고려개발이 부담하는 후순위 대출금은 70억 원이 늘어 510억 원이 됐다. 고려개발은 자체 보유 현금 10억 원에 이번에 차입한 500억 원으로 재원을 마련했다.
◇사업해지 지급금 받는데 최소 2년 반 걸려
고려개발이 이렇게 무리해서 500억 원이나 차입한 것은 의정부경전철이 파산 신청을 해도 사업 해지 지급금을 받는데 2년 반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사업 해지지급금은 약 2500억 원으로 ㈜의정부경전철의 주주들이 나눠 갖게 된다.
고려개발 관계자는 "법무법인의 컨설팅 결과, 일사천리로 진행이 되도 내년 9월 사업해지 결정이 난 뒤 해지 지급금 지급은 2019년 9월쯤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파산 선고와 사업해지 결정, 의정부시와 경전철 사업 인수인계, 해지지급금 산정 등 복잡한 과정이 많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주주들은 의정부경전철의 파산 과정이 길어질수록 손해다. 해지지급금이 매년 9%씩 감가 상각해 금액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고려개발을 제외한 나머지 주주들도 후순위 대출금 마련에 골머리를 앓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보유자금이 넉넉한 GS건설과 LS산전은 자체 현금만으로도 대출금 재원을 충분히 마련할 수 있다.
반면 지난해 12월말 기준 보유현금이 159억 원(현금 및 현금성 자산 110억 원, 단기금융상품 49억 원)에 불과한 이수건설은 외부에 손을 벌려야 한다. 이수건설이 갚아야 할 후순위 대출금은 200억 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유니슨도 보유 현금이 70억 원에 불과해 수백 억 원 규모의 차입이 불가피하다. 고려개발의 경우 올해 3분기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422억 원에 달했지만 대출금 전액을 외부에서 조달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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