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조합 결성액 2.7조 '사상 최대' [thebell League Table]KTB네트워크 펀드레이징 분야 1위 수성...연기금의 LP존재감 부각
신수아 기자공개 2017-01-02 08:08:39
이 기사는 2016년 12월 30일 12: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16년 벤처조합 결성액이 2조7000억 원을 넘어서며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매년 펀드레이징의 선두에 섰던 대형 벤처캐피탈부터 잠시 숨 고르기에 돌입했던 전통의 강호들도 잇따라 펀딩 레이스에 뛰어들었다. 1000억 원 대의 대규모 벤처 조합이 줄을 이으며 펀딩 시장을 호황으로 이끌었다.벤처·창업 기업을 육성하기 위한 정책자금 뿐 아니라 벤처 펀드의 고수익을 눈여겨 본 연기금들이 유한책임출자자(LP) 대열에 합류한 영향이 주효했다. 여기에 회수시장 활성화·크라우드펀드·LP지분 유동화 등 새로운 분야에 중점 투자할 수 있는 신규 조합의 탄생도 펀드 레이징 시장에 활기를 불어 넣었다.
벤처 사관학교로 불리는 KTB네트워크가 4개 벤처조합을 신규로 만들어 펀드레이징 부문 1위를 차지했다. 펀딩 고수로 떠오른 SBI인베스트먼트는 잇따라 앵커LP들의 러브콜을 받았으며, 신흥 강호 DSC인베스트먼트와 컴퍼니케이파트너스도 투자 실력을 인정받으며 약진했다.
◇ 43개 VC 2.7조 벤처조합 결성…KTB네트워크 1위, 화려한 복귀
머니투데이 더벨이 국내 59개 벤처캐피탈을 대상으로 집계한 2016 벤처캐피탈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43개 벤처캐피탈이 약정총액 2조7173억 원의 벤처 조합을 신규로 결성했다. 조합수는 총 95개로 평균 286억 원의 펀드를 만들었다.
펀드레이징 상위 10위권에 이름을 올린 벤처캐피탈은 총 1조3180억 원의 신규조합을 결성했다. 2015년 기록한 1조988억 원 보다 20% 증가한 규모다. 역대 최대 규모의 벤처조합을 결성했던 2014년 1조2017억 원 보다도 1100억 원 가량 많다.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벤처캐피탈이 대형 벤처조합을 잇따라 결성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KTB네트워크·아주IB투자·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한국투자파트너스·KB인베스트먼트-솔리더스인베스트먼트(co-GP)는 모두 약정총액 1000억 원이 넘는 벤처조합의 성공적으로 조성했다.
가장 두각을 보인 곳은 KTB네트워크다. KTB네트워크는 상반기 모태펀드의 출자를 받아 'KTBN 9호 디지털 콘텐츠 코리아 투자조합'과 기존 포트폴리오의 후속 투자에 중점을 둔 'KTBN 8호 투자조합'를 결성하며 먼저 760억 원의 투자 실탄을 쌓았다. 그 기세는 하반기로도 이어졌다. 지난 11월 100억 원의 'KTBN 방송영상 콘텐츠 전문투자조합'을 조성한데 이어 새해를 목전에 둔 12월 29일 'KTBN11호 한중 시너지 펀드' 결성 총회를 열었다.
'KTBN11호 한중 시너지 펀드'는 1542억 원 규모다. KTB네트워크는 지난 10월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의 K-Growth 글로벌펀드 위탁 운용사(GP) 자리를 꿰찼다. 이후 국민연금·과학기술인공제회·사학연금·산재보험 등 국내 주요 연기금 콘테스트의 문턱을 넘으며 당당히 출자를 확약받았다. 1차로 1542억 원의 펀드를 결성한 KTB네트워크는 2017년 추가 매칭을 통해 증액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2위는 2015년 잠시 숨 고르기에 돌입했던 '펀딩 고수' SBI인베스트먼트가 이름을 올렸다. 2016년 총 7개 벤처조합을 결성한 SBI인베스트먼트는 총 1660억 원의 투자 실탄을 충원했다. 올 한해 국내 주요 앵커 유한책임출자자(LP)로 부터 잇따라 출자를 확약받으며 존재감을 뽐댔다. KDB산업은행 벤처펀드 출자사업에 참여해 GP로 선정된데 이어, 치열한 경합을 벌인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 성장전략 M&A펀드의 운용 기회도 거머쥐었다. 이 콘테스트에는 벤처캐피탈은 물론 중기특화증권사, 글로벌 사모투자펀드 등 총 11곳의 운용사가 지원했다.
사모 조합과 프로젝트 펀드 조성에도 집중했다. 연초에는 민간 LP만으로 구성된 300억 원의 바이오 전문 펀드를 결성했으며, 하반기 토리버치 투자로 유명한 미국 레드배지와 손을 잡고 300억 원 규모의 '글로벌게이트웨이' 펀드도 만들었다. 12월에는 헬스케어 분야 프로젝트를 타깃으로 한 79억 원 사모 조합을 조성했다.
2015년 1943억 원 규모의 펀드를 결성하며 1위 자리에 올랐던 한국투자파트너스는 2016년에는 2계단 내려앉았다. 한국투자파트너스는 상반기중 1000억 원 규모의 '한국투자핵심역량레버리지펀드'와 450억 원 규모의 '유망서비스산업투자조합' 등 2개 조합을 결성했다.
국민연금, 고용산재보험, 군인공제회 등의 연기금과 한국벤처투자(모태펀드)의 3월 수시 출자사업으로 조성한 '핵심역량레버리지펀드'는 글로벌시장 진출을 추진하는 국내 중소·벤처기업에 중점 투자하는 펀드다. 당초 700억 원 규모로 예정됐지만 민간 투자자의 출자가 이어지며 총 1000억 원 규모로 확대됐다. 주력 투자 분야는 모바일 서비스와 바이오 콘텐츠 등이며 국내 뿐 아니라 해외 기업에 대한 투자도 가능하다.
2015년에는 순위권 밖으로 밀려났던 KB인베스트먼트와 SV인베스트먼트가 2016년에는 약진했다. KB인베스트먼트는 상반기 2개 조합을 결성하며 1250억 원 규모의 펀드레이징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500억 원 규모의 'KB지식재산 투자조합'만을 내놨던 것과 비교하면 1.5배 이상 펀드레이징 규모를 늘린 셈이다. SV인베스트먼트 역시 하반기 중 선전 차이나-코리아 인더스트리얼 인베스트먼트 펀드(henzhen China-Korea Industrial Investment Fund)펀드와 SV 갭커버리지(SV Gap-Coverage 펀드 2호)를 잇따라 조성해 6위에 랭크됐다.
신흥 강호로 꼽히는 DSC인베스트먼트와 컴퍼니케이파트너스가 나란히 9위와 10위를 차지했다. DSC인베스트먼트는 KDB산업은행과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의 앵커 출자사업에서 당당히 GP자리를 꿰차며 총 1000억 원의 벤처조합을 결성했다. 컴퍼니케이파트너스 역시 치열한 경쟁률을 보였던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의 스타트업 윈윈펀드와 한국벤처투자의 문화·ICT 융합 펀드의 운용사 자리에 안착하며 총 970억 원의 투자 재원을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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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수익 노린 연기금 벤처 LP로 부각…벤처조합도 사모펀드 시대 열어
2016년에는 국내 주요 연기금이 벤처 LP로 등장하며 펀드 레이징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하반기 정치 게이트와 일부 심사역의 비위로 급속히 냉가된 민간 LP시장의 공백을 연기금이 채워줬다는 평가다.
경찰공제회는 벤처 펀딩 시장에 처음으로 노크했다. 지난 6월 경찰공제회가 블라인트 펀드 운용사를 공개 경쟁방식으로 선정했다. 총 1000억 원을 대체투자 분야에 배정한 경찰공제회는 이 가운데 200억 원(100억 원씩 2개 벤처캐피탈)을 벤처 펀드에 출자키로 결정했다. 두달 여의 심사를 거쳐 에이티넘인베스트와 메디치인베스트가 낙점됐다.
대체투자펀드 사업을 시작한 고용보험기금도 벤처펀드 위탁운용사를 찾아 나섰다. 고용보험기금은 네오플럭스·유안타인베스트먼트·SBI인베스트먼트·소프트뱅크벤처스 등 4곳에 100억 원씩을 출자했다. 이들은 모두 KDB산업은행과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 등에서 이미 출자 확약을 받은 벤처캐피탈이다.
산재보험 또한 두차례에 걸쳐 총 7곳의 벤처캐피탈에 100억 원씩을 출자했다. 한국투자파트너스·SV인베스트먼트·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KTB네트워크·DSC인베스트먼트 등 펀드레이징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벤처캐피탈이 기회를 잡았다.
연말 대미를 장식한 것은 사학연금이다. 사학연금은 두 달에 걸친 심사를 통해 KTB네트워크·SV인베스트먼트·아주IB투자 등 5곳의 벤처캐피탈에 각각 100억 원을 매칭 출자했다. 현재 군인공제회는 총 400억 원을 운용할 벤처캐피탈 5곳을 선정하기 위해 심사숙고 중이다.
국내 주요 연기금이 2016년 한 해 벤처 펀딩 시장에 수혈한 자금은 총 2000억 원이 넘어선다. 대체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연기금의 행보는 향후 벤처 펀딩 시장의 흥행을 가늠할 수 있는 무게추로 작용할 전망이다.
투자 영역의 다양화도 펀딩 시장에 호재로 작용했다.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은 올해 처음으로 크라우드 시딩(Seeding) 펀드와 LP지분 세컨더리 펀드를 선보였다. 벤처 생태계에 출사표를 던진 코리아에셋투자증권이 크라우드 시딩 펀드의 운용사로 낙점됐으며, LP지분 세컨더리 펀더의 운용사 자리를 꿰찬 네오플럭스는 650억 원 규모 '네오플럭스 Market-Frontier 세컨더리펀드'를 일찌감치 조성했다.
한국IT펀드(KIF)가 내놓은 M&A 연동 세컨더리 펀드도 눈길을 끌었다. KIF는 지난 10월 세컨더리-M&A 펀드의 운용사로 송현인베스트먼트와 이앤인베스트먼트-유비쿼스인베스트먼트(co-GP)를 선정했다. 두 운용사는 각각 300억 원의 펀드를 결성했다. 구주 인수 외에 바이아웃 등 M&A 방식의 투자도 주목적 투자로 인정되는 것이 특징인 새로운 콘셉트의 펀드다.
이 밖에도 특허, 글로벌펀드, 해외 합작펀드 등이 속속 등장하며 다양한 벤처 조합의 등장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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