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봉 대주주의 지분 매각, '후폭풍' 우려 인수전 FI TS인베스트먼트 "법적 책임 물을 것"
김세연 기자공개 2017-01-20 07:36:06
이 기사는 2017년 01월 18일 16: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상장사 경봉의 최대주주가 갑작스러운 지분 매각에 나서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대주주 지분율이 크게 감소한 점을 들어 또 한번 주인이 바뀌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흘러나오고 있다. 주요 투자자는 투자 계약상 요건 불이행을 이유로 법적공방을 검토하고 있어 난항이 예상된다.◇대주주 이상한 지분 매각…22.37→5.64%
경봉은 지난 17일 장마감 후 공시를 통해 최대주주인 윤석원 대표이사와 특별관계자 엘에이에치가 보유중인 경봉 주식 300만 주(16.73%)를 장내 매각했다고 밝혔다.
윤 대표 등은 지난 10일부터 지난 16일까지 6 거래일간 총 458차례에 걸쳐 장내에서 지분을 처분했다. 윤 대표가 지분 전량인 180만 주를, 엘에이에치가 120만 주를 매각 했다. 평균 매각단가는 주당 3422원으로 매각을 통해 103억 원 가량을 회수했다. 2년 전 윤 대표가 경봉을 인수할 당시 투입했던 인수자금(82억 5000만 원)을 넘어서는 규모다.
윤 대표는 본인이 지분 60%를 소유한 부동산 임대법인 엘에이에치를 통해 경봉 보통주 101만 2388주(5.64%)를 소유하며 사실상 최대주주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최대주주 지분율은 22.37%에서 5.64%로 급감했다.
경봉은 지분 매각과 관련해 유동성 확대를 위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경영안정성 우려에 대해서도 향후 대주주가 추가 지분 매입에 나설 것이라며 문제 없다는 반응이다.
경봉 관계자는 "엘에이에치가 여전히 최대주주인 상황에서 회사 경영상 문제는 없다"며 "최대주주가 추가 지분 확보에 나설 계획을 갖고 있어 대주주 변경 우려는 없다"고 밝혔다.
◇TS인베스트먼트 "계약 위반, 법적 공방 검토"
경봉은 18일 현재 전날대비 9.73% 가량 하락한 2970원에 거래를 마쳤다. 영업적자와 전 경영진의 횡령·배임 혐의가 불거진 상황에서 최대주주가 지분을 매각하자 우려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윤 대표의 지분 매각은 향후 법적 공방도 예고하고 있다.
2년 전 재무적투자자(FI)로 인수전에 참여했던 TS인베스트먼트는 윤 대표의 지분 매각과 관련해 강력한 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윤 대표는 지난 2015년 1월 아이디에스글로벌, 미래창조티에스M&A7호투자조합(운용사 TS인베스트먼트)와 함께 양남문 전 최대주주로부터 경봉 주식 350만 주와 경영권을 115억 5000만 원에 인수했다.
당초 윤 대표는 자신이 대주주인 아이디에스글로벌과 함께 각각 200만 주, 150만 주를 인수할 계획이었지만 중도금 지급과정에서 일부 인수자금 조달에 차질을 빚자 TS인베스트먼트에 지원을 요청했다.
결국 윤 대표와 아이디에스글로벌은 각각 180만 주, 70만 주를 82억 5000만 원에, TS조합은 33억 원에 100만 주를 각각 인수했다. TS인베스트먼트는 2015년 5월에도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발행한 전환사채(CB) 100억 원어치도 인수하며 지원을 이어갔다.
TS인베스트먼트는 지난해 4월 보통주 100만 주를 장내 매도했고, 6월에는 콜옵션 계약에 따라 CB 50억 원어치를 엘에이에치에 매각했다. 회수 규모는 92억 원가량이다.
TS인베스트먼트는 남아있는 CB 50억 원 중 10억 원에 대한 전환청구권을 행사해 18일 상장을 앞두고 있었다.
TS인베스트먼트측은 갑자스런 윤 대표의 지분 매각과 관련해 투자 계약상 의무를 위반했다는 주장이다.
TS인베스트먼트 관계자는 "FI로 참여할 때부터 계약상 지분 매각이 제한된 상황"이라며 "사전에 관련 내용에 대한 협의도 없었을 뿐 아니라 일부 주식전환 물량의 상장 전날 마감공시를 통해 지분 매각 사실을 알게 됐다는 점에서 계약상 위반을 이유로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일각에서는 윤 대표의 개인회사 상장 추진을 위한 자금 마련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윤 대표가 소유한 비상장 3D프린터 관련 솔루션 업체 아이디에스글로벌과 경봉이 지난해 인수한 복층유리 생산업체 아이지스와 합병한 후 증시에 상장하기에 앞서 유동성을 마련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며 "대주주 지분률이 크게 낮아졌다는 점에서 경영상 우려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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