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7년 01월 31일 07시4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보험업계 일각에서는 한화생명보험의 자본 확충 방안을 놓고 '대형사로서의 체면'을 땅바닥에 버린 격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중소형 보험사가 막다른 골목에 몰려서야 생각할만한 신종자본증권을 벌써부터 발행한다는 시각 때문이다.한화생명은 지난달 초 5000억 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올해 1분기 안에 발행하겠다고 밝혔다. 생보사로서는 최초로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도전하겠다는 선언이다. 지난 2014년 재보험사인 코리안리가 최초로 2억 달러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으나, 일반 생보사는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 사례가 없다.
신종자본증권의 만기는 통상 30년 이상으로 초장기채인 탓에 투자자풀(pool)이 매우 좁고, 투자자들의 요구 금리 수준도 높다. 이 때문에 생보사들은 지금까지 신종자본증권보다 발행하기 쉬운 후순위채를 통해 자본을 확충해왔다.
보험업계에서 한화생명의 자본 확충 방안을 평가하는 시각도 이 같은 관점이 대다수다. 아직 후순위채를 발행할 수 있는 한화생명이 굳이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할 필요가 있겠느냐는 시각이다. 이들은 한화생명이 자칫 투자자를 구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이 경우 대형 생보사인 한화생명의 명성에 흠집이 날 수 있다는 게 이들의 생각이다.
일견 일리가 있어 보이나 이 지적은 눈앞의 자본 확충만 고려한 평가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IFRS17(국제회계기준)에 대비하기 위해 지속적·장기적으로 자본을 확충해야 하는 상황을 감안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야기다. 특히 한화생명은 수 조 원 규모의 자본 확충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오는 만큼 더욱 지속적·장기적인 자본 확충 방안이 필요한 상황이다.
다른 생보사의 의견처럼 한화생명이 5000억 원을 후순위채로 발행한다면 당장 쉽고 간단하게 자본을 확충할 수 있다. 그러나 이렇게 쉬운 길만 찾다가는 IFRS17 도입 직전에 막다른 길에 몰려서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 이 경우 유사한 처지의 다른 보험사와 발행 경쟁을 피할 수 없다.
또 다른 생보사들의 생각처럼 한화생명이 당장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를 내더라도 얻는 것 없이 명성에 흠집만 날지는 두고 볼 일이다. 한화생명이 실패의 경험을 통해 더 나은 자본 확충 방안의 노하우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IFRS17 도입 직전에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 보험사는 실패의 노하우를 제 때 활용하기 어렵겠지만, 지금 시점에서는 이런 노하우를 십분 활용할 수 있다.
IFRS17이라는 거대한 벽을 넘어야 하는 상황에서 생보사들은 도전을 우려하고 기피하기보다는 탐구하고 시도해야 마땅하다. 다른 생보사들이 지금껏 사용했던 방법에 안주하는 동안 한화생명은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새로운 도전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모든 경험과 결과물이 한화생명 자본 확충의 밑거름이 되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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