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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전선, 사우디 현지화 약속 지켰다 100억 투자 합작법인 설립… 중동 공략 가속

김일권 기자공개 2017-02-15 14:21:04

이 기사는 2017년 02월 15일 14: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한전선이 2년 전 사우디아라비아 전력청 내셔널그리드(National Grid)와 맺은 양해각서(MOU)에 따라 현지 생산법인 설립에 나섰다. 대한전선은 사우디 공장 설립을 계기로 중동 지역의 고압(HV) 전력기기 시장 공략을 가속화할 방침이다.

대한전선은 사우디의 수도 리야드에 전력기기 생산을 위한 합작법인 '사우디 대한(Saudi Taihan)'을 설립했다고 15일 밝혔다. 사우디 현지 전력기자재 전문업체 '모하메드알오자미그룹(Mohammed Al-Ojaimi Group)'과 공동 투자를 통해 법인을 설립하는 구조다. 대한전선 투자액은 100억 원 안팎이며, 모아메드알오자미그룹과의 투자 비율은 6대 4로 결정됐다.

대한전선) 대한전선과 파트너사가 공장 부지 시찰
13일 최진용 대한전선 사장(왼쪽에서 네번째)과 파트너사인 모하메드 알 오자미 그룹의 리야드 지역총괄 사장 Mahmoud Ghalib(왼쪽에서 다섯번째) 및 양사 담당자들이 공장 부지를 둘러보고 있다.

국내 전선업체 가운데 사우디 현지에 생산법인을 설립한 것은 대한전선이 최초다. 사우디 대한은 또 HV급 전력기기를 생산할 수 있는 사우디 최초의 기업이 될 예정이다. 고압케이블을 서로 연결시킬 때 사용하는 부품인 HV급 전력기기는, 비교적 높은 기술력을 필요로 해 아직까지 현지 업체가 존재하지 않아 사우디는 전량 수입에 의존해 왔다.

대한전선이 사우디 법인 설립을 추진하게 된 것은 2년 전 사우디 전력청과 맺은 MOU가 계기가 됐다. 대한전선은 2015년 4월 사우디 전력청과 '전력분야 협력관계 강화를 위한 MOU'를 체결하고 생산기반 현지화 추진을 약속했다.

대한전선과 사우디 전력청은 MOU 체결 후 현지화에 적합한 품목을 고민했고 HV급 전력기기 공장을 만들기로 지난해 초 결정을 내렸다. 이후 최진용 사장을 비롯한 대한전선 관계자들은 공동 투자에 나설 파트너를 찾기 위해 여러 현지 업체들을 만났다. 결국 재무 안정성, 기업가치 등을 고려해 모하메드알오자미그룹을 파트너로 낙점했다.

대한전선은 사우디 대한이 올해 3분기부터 본격적인 생산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약 8000㎡ 규모 부지를 갖춘 빈 공장을 매입해 리모델링하고 2분기부터 기본적인 생산설비를 가동한 뒤 건물 한 동을 신축해 3분기에는 전체 공장을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사우디 대한은 사우디뿐 아니라 중동지역 전체, 나아가 유럽과 아프리카까지 진출할 수 있는 교두보가 될 것으로 대한전선은 기대하고 있다. 특히 중동지역내 교역은 무관세가 적용된다는 장점 덕에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중동의 HV급 전력기기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대한전선은 그동안 사우디에 초고압케이블 제품을 주력으로 수출해 왔다. 최근에도 사우디동부전력청으로부터 4300만 달러 규모의 380kV급 초고압케이블 공급 프로젝트를 수주한 바 있다.

회사 관계자는 "사우디는 기간 산업에 대한 투자가 활발하고 케이블 관련 예산도 중동에서 가장 많은 국가"라며 "이번 사우디 법인 설립을 통해 성장세를 타고 있는 중동 지역 HV급 전력기기 시장을 효과적으로 공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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