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시스그룹, 무게 축 '시디즈·일룸'으로 이동 'B2B→B2C' 포트폴리오 변화, 매출 증대로 지위 격상
김기정 기자공개 2017-02-16 08:27:46
이 기사는 2017년 02월 15일 14: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퍼시스그룹 계열사인 시디즈와 일룸이 최근 3년 간 외형이 급격히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그룹 모태인 퍼시스는 성과가 다소 주춤하다. 'B2B사업'이 한계를 보이자 'B2C사업' 역량 키우기에 집중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시디즈와 일룸의 그룹 내 위상 변화는 지분 변동 추이에서도 엿볼 수 있다. 일룸과 시디즈는 향후 승계 작업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을 것으로 거론된다.
2015년 말 기준 시디즈와 일룸의 매출액은 각각 1134억 원, 1315억 원을 기록했다. 퍼시스는 2436억 원의 매출을 냈다. 시디즈와 일룸의 매출 합계액이 퍼시스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직 2016년 실적이 공시되지 않았으나 이 같은 추이가 심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2010년 시디즈와 일룸의 매출액은 각각 816억 원, 712억 원으로 퍼시스 매출액(2656억 원)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이를 감안하면 성장세가 상당히 가파른 셈이다.
두 회사는 외형을 빠르게 키우고 있다. 특히 일룸은 3년 째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했다. 2013년과 2014년 매출액 성장률은 각각 22.59%, 56.54%를 기록했다. 2015년에도 전년보다 매출액이 32.29% 늘었다.
시디즈도 매년 외형이 확대되고 있다. 2013년과 2014년에 이어 2015년에도 전년대비 28% 매출액이 늘었다. 반면 퍼시스는 다소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15년에는 매출액 증가율이 10.77%에 달했지만 이후 성장률이 둔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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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계열사는 사업 영역을 차츰 넓혀왔다. 학생용 가구 시장을 겨냥해 사업을 시작한 일룸은 2000년대 중반 가정용 가구로 무게중심을 전환한 뒤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넓혔다. 1994년 퍼시스의 자회사가 된 시디즈는 초창기 10년 간 퍼시스에 의자를 납품하는 제조업자개발생산(ODM)을 주로 했지만 최근 수 년 간 자체제작 상품 개발 및 판매에 주력하고 있다. 최근 1~2년 간 각종 마케팅 역량 역시 퍼시스보다는 시디즈와 일룸에 집중됐다.
퍼시스 관계자는 "일룸과 시디즈는 독립된 법인이며, 각각 업계 내 성장을 위한 전략을 수립하고 이에 따라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며 "최근 홈퍼니싱과 인테리어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 증가로 국내 가구시장이 성장함에 따라 B2C 브랜드인 일룸과 시디즈에 대한 관심과 수요도 증가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일룸과 시디즈의 그룹 내 위상 변화는 지분 변동 추이에서도 엿볼 수 있다. 시디즈는 현재 퍼시스의 확고한 최대주주(30.76%)이다. 2009년만 해도 지분율이 12%에 불과했지만 장내에서 수십 차례에 걸쳐 매수하는 방식으로 2012년 손동창 회장을 제치고 최대주주에 등극한 이후 여전히 그 지위를 지키고 있다. 시디즈는 일룸의 최대주주(45.84%)이기도 하다.
일룸은 퍼시스그룹 2세 승계의 핵심으로 거론되는 계열사다. 손 회장은 보유 지분 전부(18.9%)를 2년 전 장남인 태희 씨와 장녀인 희령 씨에게 넘겼다. 시장에서는 그룹 모태인 퍼시스의 지배력이 높은 시디즈를 일룸이 흡수 합병하는 방식으로 향후 승계 작업을 진행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아직 이익기여도는 두 회사에 비해 퍼시스가 월등하게 높다. 퍼시스의 지난 5년 평균 영업이익률은 10%이지만 일룸(5.5%)과 시디즈(4%)는 그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다. 내실을 다지기보다는 일단 외형을 키우는 데 보다 집중하고 있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성장성에 한계가 있는 B2B 중심의 퍼시스보다 B2C 기반의 일룸과 시디즈 사업 분야에 보다 매진하는 분위기"라며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승계 작업 등 여러 측면에서 두 계열사의 그룹 내 지위가 빠른 속도로 격상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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