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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화재, '위험은 비용'…생각을 바꿨다 [2017 RM전략]새로운 리스크관리 체계 도입..장원재 CRO "현업부서도 위험액 계산"

윤 동 기자공개 2017-02-24 09:47:22

이 기사는 2017년 02월 23일 17: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메리츠화재해상보험은 자산운용과 상품 개발 등 각 사업부문에서 발생하는 리스크를 비용으로 인식하는 새로운 관리 체계를 도입했다. 새로운 관리 체계는 각 사업부문 평가와 연결된다. 메리츠화재 현업부서에서 스스로 리스크 관리에 신경을 쓰도록 만든 것이다.

일례로 다른 보험사 자산운용팀이 고객에게 받은 100억 원의 보험료(3% 이율 보장)를 주식에 투자해 20억 원을 벌었다고 가정하면, 조달비용 3억 원을 제외한 17억 원을 수익으로 인식한다.

그러나 메리츠화재는 같은 경우 주식으로 20억 원을 벌더라도 실적은 5억 원밖에 인식되지 않는다. 주식 투자로 회사가 부담해야하는 리스크량 12억 원과 조달비용 3억 원을 수익에서 차감하기 때문이다.

새로운 리스크 관리 시스템 도입 결과 메리츠화재의 각 사업부문은 신규 사업의 수익성 검토시 신규사업에서 발생하는 리스크가 얼마나 되는지를 먼저 생각하게 됐다. 과거와 달리 수익성은 낮고 리스크는 큰 잘못된 사업에 나서는 경우가 대폭 줄게 됐다.

메리츠화재 장원재 전무-1

메리츠화재의 위험관리책임자(CRO)를 맡고 있는 장원재 전무(사진)는 "이전에는 리스크에 관심을 두지 않았던 현업부서도 이제는 정확히 각종 리스크위험액을 계산하기 시작했다"며 "회사 전체의 리스크라고 생각할 때는 관심을 두지 않았으나 나의 업무가 되자 따져보기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리스크 관리 시스템은 메리츠화재가 도입한 특유의 경영 방식인 '아메바 경영'과 연관이 깊다. 아메바 경영은 단세포 생물인 아메바가 일정 규모 이상 커지면 자체 분열해 여러 개체로 갈라지는데서 착안한 조직 관리 기법이다.

아메바 경영은 대규모 공룡 기업에서 나타날 수 있는 동맥경화 현상을 막기 위한 경영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세분화된 작은 집단의 이익과 위험을 바로바로 파악할 수 있어 전체 조직에서 문제점이 어느 곳인지 즉각 알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메리츠화재는 아메바 경영을 도입한 지난해부터 회사 전체 조직을 평균 6~7명의 소집단으로 세분화해 각각을 독립채산제 식으로 수익과 비용을 책임지고 관리토록 하고 있다.

장 전무는 "아메바 경영이 도입되면서 회사의 각 팀이나 조직이 어떤 성과를 내고 있는지 일목요연하게 파악할 수 있게 됐다"며 "리스크 역시 세분화된 그룹 별로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우리 회사의 취약점이 무엇인지 뚜렷이 확인하고 관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장 전무는 회사의 리스크 관리 체계는 개선되고 있지만 우호적이지 않은 외부 환경 탓에 위기가 닥칠 수 있다고 관측했다. 특히 금리 인상에 따른 위험성이 너무 높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2분기 만기보유증권을 매도가능증권으로 전환하는 계정재분류를 단행한 결과 금리가 인상될 경우 대규모 평가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상태다.

장 전무는 자산은 시가평가하지만 부채는 원가평가하는 현행 지급여력(RBC)제도의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금리 인상으로 보험사의 보험부채 가치가 상승하는 측면은 건전성에 반영되지 않지만 채권 평가손실은 즉각 반영되기 때문에 실제 보험사의 건전성과 RBC비율의 괴리가 발생한다는 설명이다.

장 전무는 "금리가 인상되면 회사가 더 좋은 방향으로 개선되는데도 RBC비율은 크게 떨어지는 걸로 나온다"며 "2021년 보험부채 시가평가가 도입되기 전까지 이 같은 괴리현상이 줄어들 수 있도록 규제가 변경된다면 좋겠지만 당국에서도 손을 보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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