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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바반도체 기업가치 '20조'? 산출 근거는 ⑦수정 EBITDA 1.4~1.7조… 에비타 멀티플 11배 기준 산정가격

정호창 기자공개 2017-03-20 08:29:32

[편집자주]

일본 도시바가 낸드플래시 업계 2위인 반도체사업부 매각을 결정해 메모리반도체 업계와 인수합병(M&A)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매각 결과에 따라 낸드플래시 시장에 큰 지각변동이 예상돼 반도체 업계의 대응이 주목된다. 국내 기업 중 유력 인수후보로 꼽히는 SK하이닉스의 인수 가능성과 전략, 변수 등을 분석해본다.

이 기사는 2017년 03월 16일 15: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도시바가 반도체사업부 매각을 추진하며 잠재 인수후보들에게 신설 법인의 기업가치(EV)를 1조 5000억~2조 엔(약 15조~20조 원) 수준으로 제시한 근거는 무엇일까. 반도체 및 인수합병(M&A)업계 전문가들은 도시바가 낸드플래시 사업부의 실질 현금창출력(수정 EBITDA)을 기준으로, 선진 M&A 시장 거래 밸류에이션인 에비타 멀티플(EV/EBITDA) 11배를 적용해 매각 기준가를 산정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반도체사업부 연 매출 10.7조, 영업이익 1.6조

반도체업계 및 글로벌 금융사 등에서 예상하는 도시바 반도체사업부의 2017회계연도 경영실적 전망치는 매출 1조 640억 엔, 영업이익 1650억 엔이다. 원화로 환산하면 각각 10조 7000억 원, 1조 700억 원 수준이다. 현금 창출력을 나타내는 상각전 영업이익(EBITDA)은 최대 3조 원 정도로 추산된다.

하지만 반도체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의 재무제표상 에비타는 인수합병 거래시 기업가치(EV) 산정의 기준이 되는 현금창출력을 제대로 나타내지 못한다. 사업 유지를 위해 매년 지출해야만 하는 대규모 설비투자비(CAPEX)를 반영하지 않은 수치여서다.

도시바 반도체 부문의 연평균 CAPEX 규모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은 상태나, 관련 업계 전문가들은 도시바의 낸드플래시 생산설비와 시장 점유율 등을 감안할 때 연간 1조 5000억~2조 원 수준의 자본적 지출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를 감안해 도시바 반도체의 수정 에비타를 1조 4000억~1조 7000억 원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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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에비타 11배 적용시 EV 15조~20조 산출

미국 등 선진국 M&A시장에서 매매되는 글로벌 기업의 거래 밸류에이션의 평균값은 에비타의 11~12배 수준이다. 최근 삼성전자가 인수를 완료한 미국 전장기업 하만의 거래 밸류에이션도 에비타 멀티플(EV/EBITDA) 11배 정도였다.

IB업계 전문가들은 도시바 역시 이 같은 기준을 적용해 반도체사업부의 가치를 평가한 것으로 보고 있다. 도시바 낸드플래시 사업부의 연간 수정 에비타를 1조 4000억 원으로 산정할 경우 멀티플 11배를 적용하면 약 15조 원의 몸값이 산출된다. 수정 에비타 1조 7000억 원 기준시 기업가치(EV)는 20조 원이다.

도시바는 반도체사업부 매각을 통해 유입되는 자금을 유동성 위기 극복에 사용해야 하는 처지이기에 분할되는 반도체 신설법인에는 당장 사업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운전자금 외에는 현금성 자산을 이전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신 실질 차입금 역시 존재하지 않는 재무구조의 '클린 컴퍼니'로 분사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도시바 반도체 신설법인 지분 매매가격은 기업가치(EV)와 차이가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만약 도시바가 반도체사업 생산설비 구축 등에 투입된 장기 차입금을 신설법인에 이전해야 할 경우엔 해당 부채만큼 지분 거래가격이 줄어들 것이란 게 IB업계의 중론이다.

◇인수경쟁으로 거래가 상승시 '고가 매입' 논란 제기될 수도

예상 거래가격이 20조 원 수준이란 소식이 전해진 초기, 시장 일각에선 도시바가 기대하는 매각가격이 지나치게 높은 것 아니냐는 목소리들이 나왔다. 하지만 반도체 및 M&A업계 전문가들의 시각은 '무리한 수준은 아니다'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지분 100% 거래가격이 워낙 천문학적 금액이다 보니 일견 '고가'로 보이나, 도시바 낸드플래시 사업의 수익성이 유지되기만 한다면 에비타 멀티플 11배 거래가는 글로벌 M&A시장에서 충분히 용인할 수 있는 수준의 가격"이라고 평가했다.

문제는 인수 경쟁 과열로 거래가격이 20조 원을 훌쩍 넘는 수준으로 치솟을 때다. 이미 시장 일각에선 도시바가 설정한 20조 원에 경영권 프리미엄 20~30%가 추가돼 매각가가 25조 원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분 100%를 25조 원에 인수할 경우 도시바 반도체의 수정 에비타를 1조 7000억 원으로 산정해도 거래 밸류에이션이 에비타의 15배 수준으로 산출된다. 이 경우 인수자는 향후 시너지 효과를 감안하더라도 '고가 인수 논란'과 '승자의 저주' 우려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전략적 투자자(SI)가 인수에 성공해 수년 안에 낸드플래시 업계가 D램 시장처럼 3개 업체 정도만 존재하는 공급자 우위의 과점체제로 전환돼 도시바 반도체의 수익성이 현재보다 크게 향상된다면 이 같은 논란에서 벗어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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