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7년 03월 22일 07시5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탄핵 정국에 속도 조절을 하던 금융권 CEO 자리찾기가 한창이다. 일부는 정치 광풍에 묻혀 조용히 넘어갔고 또 일부는 과거의 인물을 끌어 내리며 틈새를 비집고 들어갔다. 지난 정권동안 찬밥신세였던 모피아(MOFIA)로 불리는 기획재정부 공무원들도 열심히 뛰고 있다는 후문이다.그 중 수출입은행은 큰 잡음없이 CEO 교체가 이뤄진 곳이다. 전 서울보증보험의 사장이자 기획재정부 출신의 최종구 행장이 자리를 꿰찼다.
'또 기획재정부 출신이냐'는 비판도 있지만 사실 수출입은행의 정체성을 따져 보면 당연한 일이다. 정부 출자기관으로 정부 정책을 구현해 내야 하는 곳이 수출입은행이기 때문이다.
수출입은행의 당면 과제를 감안해도 적절한 인사로 평가받는다. 수출입은행을 수년째 뒤흔들고 있는 성동조선해양에 이어 대마(大馬) 대우조선해양이라는 최대 난제와 맞닥뜨렸기 때문이다.
최종구 행장은 정부 국제금융 분야와 감독기관, 그리고 민간 보증회사에서 커리어를 쌓아 와 대우조선 문제를 조율해 나갈 수 있는 적임자다. 정부와 감독당국, 국내외 민간 금융회사의 연결고리가 될 수 있는 인물인 것이다.
국제금융 분야에서의 탁월한 커리어는 최 행장의 진가를 드높인다. 조선사에 문제가 생기게 되면 대부분 해외 발주처 그리고 해외 금융사와 갈등이 생기기 마련이다. 국제금융에 밝은 인물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지난 10여년간 수출입은행에서 가장 주목받고 또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는 분야가 바로 해외 조달 업무이기도 하다. 금융위기 이후 해외 투자자를 대상으로 정부 외평채 발행을 진두지휘했던 이가 바로 최종구 당시 국제금융국장이다.
직전 행장인 이덕훈 행장에 대한 평가는 반대로 신임 행장에 대한 기대치를 높인다. 정치적 변수에 휘둘릴 수밖에 없었던 태생적 한계를 지녔던 이 행장은 직원들과의 스킨십에 서툴렀고 그래서 친밀도가 낮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직원들이 믿고 따를 수 있는 리더로서 조금 부족했다는 얘기다. 수출입은행이 최근 몇 년사이 외풍에 흔들렸던 가장 큰 이유가 바로 리더십 부재였다.
최종구 행장에게는 재정부 재직 시절 신화가 있다. '가장 존경하는 선배가 누구냐'는 직원 대상 설문에서 최 행장은 매해 최다 득표를 했다. 그만큼 일은 물론이고 후배 챙기기에 일등이었다는 뜻이다. 그동안 수출입은행 직원들이 가장 갈구하던 대목이 아닌가싶다.
물론 그동안의 모습이 앞으로를 담보하진 못한다. 그럼에도 수출입은행 그리고 그 직원들이 천군만마를 얻은 건 분명해 보인다. 취임 직후 발등에 떨어진 불, 대우조선 문제를 어떻게 처리해 나가는지 그를 신뢰하고 존경했던 선후배들의 시선이 모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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