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ING, IPO 수수료에 국내 기관 '당황' "사전 협의 없어, 취지나 근거 들어볼 것"
신민규 기자공개 2017-03-27 14:54:00
이 기사는 2017년 03월 24일 11: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넷마블게임즈와 ING생명이 국내 기관에도 기업공개(IPO) 청약수수료를 도입키로 결정하면서 국내 기관들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업계 처음으로 도입되는 만큼 기관들의 이해를 돕기 위한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넷마블게임즈와 ING생명은 이달 증권신고서를 통해 국내 기관투자가들도 기업공개(IPO)에 참여하려면 납입일에 배정된 금액의 1.0%의 청약수수료를 입금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그동안 해외 기관투자가에만 적용해왔던 청약수수료를 동일하게 국내 기관에도 적용하겠다는 내용이었다.
국내 기관투자가들은 발행사나 주관사로부터 사전 고지없이 증권신고서를 통해 관련 내용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수료 정상화 차원이라는 취지에 공감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도입배경에 대한 이해가 전혀 안된 기관들도 상당수 있었다.
A 자산운용사 대표는 "처음 시도하는 것이라 저항이 심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해외에선 일반화돼 있지만 국내에선 '생돈' 나간다는 인식이 강한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대표는 "그동안 증권사가 무료봉사한 것이나 다름없었던 셈이라 정상화되는 과정이란 점에서는 동의한다"고 말했다.
B 자산운용사 대표 역시 취지 자체에는 공감했다. 대표는 "공모물량 100억 원을 받으면 1억을 수수료로 내는 정도라 투자 수익을 감안하면 수수료 부담이 크다고 보긴 어렵다"며 "공모주 펀드를 쥐고 있는 운용사들은 막상 제도가 도입되면 청약수수료를 지불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산운용업계 실무진 쪽에서는 대체로 불만이 컸다. C 자산운용사 공모주 매니저는 "증권신고서를 읽고 다들 의아하다는 반응이었다"며 "사전 고지도 없었고 종전과 비교해 수수료만큼 돈이 더 들어가는 셈이라 썩 기분이 좋진 않다"고 말했다. 이 매니저는 "도입 취지나 근거에 대해 발행사나 주관사 측과 이야기를 나눠봐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D 자산운용사 매니저는 "주관사는 발행사로부터도 인수수수료를 받는데 기관으로부터 청약수수료를 받는다고 하면 양쪽에서 다 받는 것 아니냐"며 "수수료 수준에 대해선 조정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일부 업계에선 공모 흥행이 다소 불확실한 발행사의 경우 청약수수료 도입으로 낭패를 볼 가능성도 제기했다. 기관투자가들이 집단적으로 공모물량을 줄이는 식으로 대응할 경우 IPO 자체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투자은행(IB) 업계는 여전히 수수료 도입 확대에 조심스러운 눈치이지만 취지 자체에는 적극 공감했다. 거래에서 발생하는 정당한 대가를 요구하는 것이고 해외기관들은 오랫동안 적용받고 있었다는 점에서 문제가 없다는 설명이다.
IB 관계자는 "발행사로부터 받는 인수수수료는 조단위 공모에도 100bp 수준으로 해외와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라며 "청약수수료 역시 국내기관에만 안 받고 있었던 것을 이번에 정상화하는 면이 있어 빨리 정착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발행사로부터 이해만 구할 수 있다면 수수료 도입을 적용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초기 정착하는 과정에서 불만이 제기될 수 있어 IB업계가 적극적으로 이해를 구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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