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바뀐 현대저축은행 '낙하산' 등장 [지배구조 분석]사외이사 '금융권→국회의원·관료'…신임 사외이사 "선임배경 모른다"
정용환 기자공개 2017-04-03 10:00:00
이 기사는 2017년 03월 30일 10: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그룹에서 KB금융지주로 주인이 바뀐 현대저축은행에 정치인, 관료 출신 사외이사들이 내려왔다. 금융권 출신만 사외이사로 선임하던 이전과 달리 KB금융그룹 산하로 편입된 후 생긴 변화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현대저축은행은 지난 29일 임원선임 공시를 통해 정희수 전 새누리당 국회의원과 최종덕 '재경회' 이사를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으로 선임한다고 밝혔다. 지난 23일 선임된 이들 사외이사는 오는 2018년 정기주주총회까지 2년 임기를 부여받았다. 앞서 임기만료를 맞은 김시우, 이영우 사외이사는 퇴임했다.
신규 선임된 정희수 사외이사는 제17대 한나라당 국회의원을 시작으로 제19대 새누리당 국회의원까지 3선에 성공한 정치인이다. 19대 국회에서는 후반기 기획재정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했다. 최종덕 이사는 기획예산처, 서울세관, 인청공항세관 등을 거친 공무원 출신이다. 현재는 퇴직 경제관료 모임인 사단법인 재경회에서 이사를 맡고 있다.
전임자였던 김시우 이사와 이영우 이사는 모두 금융권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김시우 이사는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 한신저축은행 등을 거쳤으며 이영우 이사는 씨티은행과 경남은행, 국민연금공단 등에서 경력을 쌓았다. 금융권 인사들이 물러난 자리를 정치인·관료 출신 사외이사가 채우게 됐다는 것이 이번 인사에서 주목할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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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이사회 멤버 변동은 지난해 현대저축은행이 현대그룹에서 KB금융그룹으로 주인이 바뀐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게 금융권의 시각이다. 이번 주총은 현대저축은행이 현대그룹 소속이 아닌 KB금융지주로 편입된 후 맞은 첫 정기주총이다. 작년 5월 현대그룹은 현대증권을 KB금융지주에 매각했고, 현대증권의 100% 자회사였던 현대저축은행은 자연스럽게 KB금융지주의 손자회사가 됐다.
KB금융지주는 현대저축은행을 매입한 순간부터 되팔기 위해 애쓰고 있다. 지난해 11월 한 차례 매각 시도에도 불구하고 원매자를 찾지 못한 현대저축은행은 최근 다시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온 상황이다.
사외이사 선임배경 자체도 불투명하다. 이사회와 주총을 거쳐 선임된 신임 사외이사조차 본인이 어떤 경로로 사외이사에 선임됐는지 알지 못하는 실정이다. 새로 선임된 한 사외이사는 "누가 본인을 추천했나"라는 기자의 질문에 "현대저축은행으로부터 사외이사가 됐다는 연락을 받기만 했을 뿐 왜 그렇게(사외이사로 추천) 됐는지는 잘 모르겠다"며 "현대저축은행에 대해서도 잘 모른다"고 답했다.
현대저축은행 역시 이번 사외이사 선임 배경을 잘 모르기는 마찬가지다. 현대저축은행 관계자는 "이번 사외이사 선임은 이사회 내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서 진행한 것으로만 알고 있다"며 "현대그룹 산하에 있을 때에는 그룹에서 사외이사를 어느 정도 지정한 면이 있었는데 KB금융지주 산하에선 주주 측의 사외이사 지정 시도가 없던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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