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링크, 비용 줄인 이익의 한계…성장동력 숙제 국제전화 매출 지속 감소…알뜰폰 사업 확장도 어려워
김일문 기자공개 2017-04-13 08:36:27
이 기사는 2017년 04월 12일 10: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텔링크가 안정적인 실적을 기반으로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있다. 다만 성장에 따른 성과라기 보다는 비용 감소로 일궈낸 결과라는 점에서 하루 빨리 새로운 동력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다.지난달 말 공시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SK텔링크는 작년에 506억 원의 영업이익(개별 기준)을 기록했다. 445억 원이었던 전년대비 13% 가량 늘어난 수치다. 최근 3년간 영업이익 추이를 살펴보면 개선 추세가 더 뚜렷하다. 2014년 영업이익은 198억 원에 불과했다.
SK텔링크의 재무구조도 이전보다 더 나아졌다. 특히 현금성 자산이 큰 폭으로 늘어나 재무 여력도 탄탄해졌다.
지난해 SK텔링크가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현금은 1252억 원이다. 여기에 유형자산과 단기금융상품 취득으로 빠져나간 돈(투자활동으로 인한 현금유출) 400억 원을 뺀 나머지 800억 원 정도가 고스란히 현금으로 쌓였다.
2015년 287억 원 수준이었던 현금은 작년에 1100억 원 이상으로 불어 났다. SK텔링크가 무차입 경영 기조를 이어오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재무 안정성이 그만큼 높아진 셈이다. 부채 비율도 크게 낮아졌다. 전년도 58% 수준이었던 부채비율은 자본총계 확대로 38% 수준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이러한 영업실적과 재무구조 개선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 힘든 측면이 있다. 매년 매출 감소가 이어지는 가운데 비용이 줄어들면서 발생한 일종의 착시효과이기 때문이다.
SK텔링크 매출액은 지난 2014년 이후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4655억 원에 달했던 매출액은 작년에 4191억 원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반면 비용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판관비가 더 큰 폭으로 줄어 들면서 영업이익 규모는 늘어났다.
더 큰 문제는 주력 사업인 국제전화의 매출이 눈에 띄게 줄고 있다는 점이다. SK텔링크 실적에서 가장 비중이 높은 국제전화 부문의 매출은 최근 수년간 꾸준히 줄어들었다. 업계에서는 앞으로 국제전화의 수요가 더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카카오톡이나 스카이프 등을 통해 무료로 통화할 수 있는 수단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알뜰폰 사업(MVNO)이 국제전화의 매출 감소를 일정부분 만회하고 있지만 이 역시 대안이 될 수는 없다. 알뜰폰 시장은 수요가 제한적이어서 급격한 확장을 기대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가입자 유치 노력이 자칫 모회사인 SK텔레콤의 고객을 빼앗는 꼴이 될 수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SK텔링크 알뜰폰 사업의 경우 카니발리제이션 이슈(Cannibalization: 기업에서 비슷한 제품 혹은 서비스를 제공, 경쟁하게 되면서 발생하는 제살깎기 현상) 탓에 공격적인 마케팅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SK텔레콤 가입자를 뺏어가는 모양새로 비춰질 수 있기 때문에 영업 방식이 방어적일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회사의 캐시카우이자 메인 비즈니스인 국제전화 실적 감소가 뚜렷한 상황에서 신성장 동력에 대한 고민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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