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7년 04월 19일 07시4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주식형 공모펀드 시장이 30조 원 밑으로 쪼그라들었다. 8년 전인 2009년에만 해도 77조 원까지 커졌던 시장이다. 코스피 지수 성장 대비 수익률이 하회하는 사례가 많아지며 펀드로 자산관리를 하던 개인 투자자들이 발길을 돌리고 있다.개인 투자자들이 공모펀드 시장을 떠나면 자산운용사들은 수익성에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다. 사모펀드보다 운용보수는 높고 비용은 적게 드는 공모펀드 판매가 줄고 있는 현실에 운용사들은 각기 다른 생존 전략을 모색하며 한껏 몸을 움츠리고 있다.
이런 운용사들에게 최근 부담이 되는 일은 또 있다. 모든 펀드를 합리적인 비용으로 투자할 수 있는 판매채널을 지향하며 설립된 펀드온라인코리아가 2년 전에 이어 또 다시 증자 카드를 꺼냈다. 출범 당시 금융위원회의 추진 아래 십시일반 자본금을 모았던 운용사들은 적자일로인 이 회사에 다시 한번 자금을 수혈해줘야 할 판이다.
1%에 달하는 펀드 판매 수수료를 생각해볼 때, 수수료를 대폭 낮춰 펀드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는 펀드온라인코리아를 잘 키우는게 운용사에도 득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주주사로 참여한 운용사 대부분이 계열 판매사를 탄탄하게 갖추고 있다는 점은 간과됐다는 게 문제다. 모든 운용사의 펀드를 무차별하게 판매하는 펀드온라인코리아의 판매 파워가 커질수록 자사 펀드를 적극적으로 판매하는 계열 판매사의 입지는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애초에 금융 당국이 이해관계가 상충되는 이들을 주주로 삼은 것 자체가 문제였다는 회의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펀드를 라인업에 걸기 위해 을(乙)이 될 수 밖에 없는 운용사들의 손목을 또 한번 비틀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금융위도 이 같은 지배구조의 한계를 타개하고자 새로운 주주 영입이라는 그럴듯한 대안을 제시하고 나섰다. 금융투자업계 주주 외에 IT기업을 1대 주주로 세우겠다는 꽤나 구체적인 계획도 밝혔다. 앞으로도 3~4년은 자본금만 축내야 하는 펀드온라인코리아의 가능성에 베팅할 IT기업이 실제로 나타날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일이다.
설립 4년차를 맞은 펀드온라인코리아가 기존 판매사의 3분의 1에 불과한 수수료를 앞세워 펀드 판매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켰다는 점은 의미가 깊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운용에 집중해야 할 운용사들이 또 한번 갑질을 당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금융위의 자성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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