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7년 04월 21일 18: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EB하나은행이 2년 연속 실시한 희망퇴직으로 판매관리비 감소에 따른 수익 개선을 기대했지만 3400억 원에 이르는 대우조선해양 관련 대손충당금 폭탄에 오히려 당기순이익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나마 대우조선과 관련한 불확실 요인을 제거하고 총자산수익률(ROA) 등 수익성 지표가 개선됐다는 점에서 위안을 삼는 분위기다.

하나금융지주가 21일 발표한 '2017년 1분기 경영실적'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올해 1분기(연결기준) 4780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했다. 전년동기대비 2.9%(142억 원) 감소했다. 경쟁은행인 신한은행과 국민은행 모두 전년동기대비 당기순이익이 증가한 것과 비교된다.

하나은행의 순익 감소는 대우조선 등 조선업 구조조정에 따른 여파다. 하나은행은 1분기에만 대손충당금 3668억 원을 쌓았다. 이 중 대우조선을 제외한 충당금은 263억 원에 불과하다.

곽철승 하나금융 전무(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일회성 대규모 충당금 적립을 제외하면 하나은행은 양호한 순익을 냈다"며 "이번 충당금 적립으로 대우조선과 관련한 불확실성은 거의 해소됐다는 확신을 갖게 된 만큼 향후 경상적인 충당금 규모는 빠르게 안정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일회성 대규모 충당금 영향을 제외하면 하나은행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8200억 원 수준으로 양호하다는 게 곽 전무의 설명이다. 실제로 충당금 요인을 제외한 2년에 걸친 희망퇴직으로 판매관리비가 감소한데다 순이자마진(NIM) 개선으로 견조한 이자이익을 시현하는 등 순익 증가 요인이 많았다.

하나은행은 2015년 희망퇴직과 2016년 준정년 특별퇴직으로 2년에 걸쳐 1500여 명을 내보냈다. 이로 인해 판매관리비의 감소세도 지속됐다. 1분기 판매관리비는 6506억 원으로 전년(6998억 원)과 비교해 7.0%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경비율(Cost Income Ratio, CIR)도 41.3%로 전년동기대비 8.5%포인트 하락했다. 작년말(58.8%)과 비교해선 큰 폭으로 개선됐다. 곽 전무는 "희망퇴직 등의 영향과 IT통합에 따른 인력재배치 효과 등으로 판매관리비가 빠른 속도로 하향 안정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경영의 효율성을 보여주는 총자산수익률(ROA)과 자기자본이익률(ROE)도 개선됐다. 하나은행의 1분기 ROA과 ROE는 0.63%, 8.85%로 전년말대비 각각 0.17%포인트, 2.58% 올랐다.

이자이익과 수수료이익을 합한 핵심이익도 증가했다. 이자이익은 1조1257억 원으로 전년동기대비 4.1% 증가했고, 수수료이익도 2101억 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9.0% 증가했다. 이에 따라 핵심이익도 같은 기간동안 6.2%(774억 원) 늘었다.

하나은행은 대우조선과 관련한 대규모 충당금 적립으로 수익성 개선의 효과를 누리지 못한 셈이다. 다만 이번에 충당금을 최대한 쌓은 만큼 당분간 충당금 이슈는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대기업 여신의 경우 2~3년 전부터 줄여온데다 우량기업을 대상으로 거래를 해왔고, 가계대출과 자영업대출도 담보 위주로 취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황효상 하나금융 전무(최고리스크관리책임자·CRO)는 "올해 대우조선을 제외하면 경상적인 충당금 규모는 전년과 비교해 1000억 원 가량 줄어들 전망"이라며 "내년까지도 충당금 비용이 크게 늘어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