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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형 IB 목전' 증권사 기업여신 경쟁 본격 돌입 KB증권·한국증권, 일반 기업여신 실행…확대 여부 주목

임정수 기자공개 2017-05-04 11:11:28

이 기사는 2017년 04월 28일 13: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초대형 투자은행(IB) 출범을 앞두고 증권사들이 선제적으로 기업여신을 늘리기 시작했다. 주식담보대출 뿐만 아니라 일반 신용대출까지 실행하는 등 여신 경쟁이 본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기업여신을 활용해 선제적으로 고객군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2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은 최근 한화건설에 300억 원 규모의 기업여신을 실행했다. 만기 1년 짜리 대출을 4% 중후반 금리로 빌려준 것으로 알려졌다. KB증권은 아직 초대형 IB 업무 인가를 받지 않은 상태다. 하지만 현대증권과 합병하면서 기존에 3조 원 이상 증권사에 허용됐던 기업 신용공여 업무를 자기자본 범위 내에서 할 수 있게 됐다.

기업여신 업무는 회사채 발행을 주도해 왔던 기업금융본부가 주축이 됐다. 기업금융본부가 기업과의 접점이 가장 많아 고객군을 늘리는데 가장 효과적이라는 판단이다. KB증권 관계자는 "한화건설을 시작으로 대기업 여신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들어 기업 커버리지를 담당하는 IB2 본부가 1000억 원 규모의 기업여신을 실행했다. 대한항공 유상증자 과정에서 한진칼에 대한항공 주식을 담보로 증자 참여 자금 일부를 빌려줬다. 또 한솔그룹에 100억 원 규모의 신용대출도 집행했다.

한국투자증권은 기존에도 자기자본 3조 원 이상 증권사에 허용되는 기업 신용공여를 할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두산그룹 등에 기업여신이 다수 실행된 바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기업여신은 인수금융 등 일부 딜(Deal)에 국한됐다.

IB2 본부에서 직접 기업 여신을 실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IB2 본부는 직접 여신보다는 간접적인 신용공여 업무나 사모사채와 기업어음(CP) 등 유가증권 인수만 해 왔다.

한국투자증권은 향후에도 일반 기업 여신 규모를 늘려나갈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초대형 IB 출범을 앞두고 기업 커버리지를 맡고 있는 IB 2본부에서 기업들을 대상으로 여신 수요를 파악하고 있다"면서 "수익성과 리스크 요인 등을 따져 여신을 집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기업여신은 기업과의 장기 관계를 구축하는 핵심 수단으로 꼽힌다. 한 증권사 IB 담당 임원은 "기존 증권사 IB 딜은 대부분 1회성이어서 딜이 끝나면 기업과의 관계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는데 한계가 있다"면서 "기업 여신을 활용하면 기업과 꾸준하게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증권사들이 기업여신을 공격적으로 늘리는데 한계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들은 주로 은행에서 여신을 받기 어려운 기업들을 공략 대상으로 삼을 수 밖에 없다"면서 "영업용순자본비율(NCR)과 수익성 등에 대한 이슈 때문에 대규모로 기업여신을 확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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