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규제 모드, '자체신용도' 중요성 커진다 [문재인 정부 출범]모회사 지원여력 기대치 감소할 듯…"기관투자 패러다임 바뀔 수도"
민경문 기자공개 2017-05-11 16:02:16
이 기사는 2017년 05월 10일 15: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문재인 정부 출범으로 '경제 민주화'를 둘러싼 대기업 관련 공약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기관투자가의 주주권 행사가 확대되는 대신 무분별한 사업 확장 및 부실 계열사 지원 등은 위축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전문가들은 기관투자가들도 자체신용도(독자신용등급)에 기반한 투자문화를 좀 더 확대할 것이라는 주장도 내놓고 있다.문재인 대통령이 대선기간 발표한 경제공약을 살펴보면 적폐청산과 경제민주화 정책이 대거 담겨있다. 상위재벌에 집중된 경제 구조를 분산시키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지주회사의 행위제한 요건 강화 등을 통해 기존의 문어발식 확장을 규제하겠다는 입장이다. 참여정부 말기 폐지된 공정위 조사국의 재신설 가능성 또한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문 대통령 당선으로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기관투자자의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를 의미하는 스튜어드십 코드가 도입되면 상장사 대주주가 임의로 경영활동을 수행하기 힘들어진다. 분할·합병, 이사진 선임 등 기업 경영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안건의 통과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얘기다. 부실 계열사에 대한 무리한 재무 지원 정책도 제동이 걸릴 수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러한 행보들이 향후 대기업 계열사에 대한 기관들의 투자 패러다임 변화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국내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지금까지 재벌 계열사라고 해서 다소 쉽게 회사채를 사들이던 경향이 없지 않았다"며 "이제는 계열 지원 가능성을 뺀 자체신용도에 기반한 회사채 투자 문화가 좀 더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체신용도는 모회사의 재무 지원 여력을 배제하고 해당 계열사의 펀더멘털만을 기초로 해서 부여한 신용등급을 말한다. 이 때문에 최종 신용등급보다는 1~2노치(notch) 가량 낮은 것이 사실이다.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올해부터 금융회사의 회사채 평가 때마다 자체신용도를 공시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민간 비금융회사에 대해서도 이를 공개할 예정이다.
결국 해당 계열사의 독자적인 재무여력이나 실적 등이 투자를 결정하는 데 좀 더 중시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각 계열사로서는 모기업의 재무 지원을 기대하기 보다는 제3의 외부 투자를 유치할 수 있는 자생력을 높여나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부실 계열사를 지원하기 위한 모회사의 차입도 줄어들 전망이다.
시장 관계자는 "시장 적응 실패로 도태된 업종은 대기업이라고 해도 시장 퇴출이 불가피한 만큼 계열사 지원 부분을 제외한 스탠드얼롱(stand-alone) 평가가 당연한 수순일 것"이라며 "좀 더 구체적인 부분은 신정부의 경제정책이 나와야 판단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