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간편식 뜬다" 벤처캐피탈 러브콜 국내 시장 3조 규모로 급성장…아주IB투자·한국파트너스 등 투자 단행
양정우 기자공개 2017-05-24 08:22:20
이 기사는 2017년 05월 17일 18: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 들어 국내 유통업계를 달구는 가정간편식(HMR, Home Meal Replacement)에 벤처캐피탈들이 주목하고 있다. 국내에서만 3조 원 규모로 몸집을 불린 간편식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낼 투자처를 물색하고 있다.최근 HMR 기업 수지스퀴진이 추진한 클럽딜(Club Deal)엔 선두권 벤처캐피탈이 다수 몰렸다. 총 80억 원 가량을 모으는 투자 라운드에 한국투자파트너스와 아주IB투자, SBI인베스트먼트, KB인베스트먼트, 피앤아이인베스트먼트 등이 참여하며 '핫'한 인기를 드러냈다.
'냉동밥'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쌓은 시아스도 벤처캐피탈이 투자한 대표적인 업체다. 조리가 편한 냉동밥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HB인베스트먼트와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등이 50억 원의 자금을 투입했다.
지난 2010년 7700억 원 규모였던 가정간편식 시장은 지난해 2조 3000억 원 수준으로 성장했다. 연평균 성장률이 20~30%에 달하고 있다. 올해 시장 규모는 3조 원을 넘어선다는 게 유통업계는 추산이다.
이런 트렌드 변화는 일찌감치 예견됐었다. 미국과 유럽, 일본 등에서는 맞벌이 부부와 1인 가구가 늘면서 가정간편식이 '대세'로 자리잡았다. 한국에서도 1인 가구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통계청은 2020년 1인 가구의 비중이 30%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한다.
◇유통 대기업 진출 러시…무한 경쟁 예고
다만 가정간편식 시장은 벤처캐피탈의 투자 타깃인 중소·벤처기업의 독무대가 아니다. 오히려 성장세를 감지한 대기업들이 공격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유통업계의 '맏형'격인 CJ제일제당은 이미 육개장과 사골곰탕, 닭곰탕 등 다양한 HMR 제품을 쏟아낸 데 이어 올해 하반기 한식 신제품 6종을 출시할 예정이다. 간편식 시장의 신규 진입자가 늘어나자 전열을 가다듬고 있는 것이다.
국내 식품 산업의 한축을 감당해온 오리온과 빙그레, SPC삼립 등도 올해 HMR 시장에 진출해 자리를 잡을 방침이다. 지난해 HMR 쇼핑몰 '더반찬'을 인수한 동원홈푸드도 가정간편식 시장에 연착륙을 노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신규 업체의 진입이 계속되면서 가정간편식 기업들이 무한 경쟁에 직면하게 됐다"며 "제조 노하우와 유통망, 대규모 투자 여력을 갖춘 대기업들 사이에서 생존하려면 하루빨리 제자리를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투자사, 옥석 가리기 한창…"생존 기업을 찾아라"
때문에 벤처캐피탈업계에서는 HMR 기업 '옥석 가리기'에 한창이다. 가파르게 성장하는 국내 시장과 그 뒤를 쫓을 거대 중국 시장. 치열한 경쟁을 감안하더라도 이들 잠재 시장을 포기할 수 없기 때문이다.
벤처투자사 심사역들은 생존 기업의 조건으로 차별화를 꼽고 있다. 수지스퀴진의 경우 글로벌 기업 코스트코를 주요 고객으로 확보한 게 후한 점수를 받았다. 미국 코스트코에 한식 기반 HMR을 공급하다는 강점이 독보적인 경쟁력이 될 것으로 여기고 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수지스퀴진은 코스트코 납품 실적을 토대로 월마트와 타겟 등 다른 대형 할인점과 계약을 체결했다"며 "회사가 쌓아온 수출 경쟁력은 여느 대기업과 견줘도 뒤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시아스는 냉동밥을 차별화 키워드로 삼고 있다. '우엉이든 햄야채볶음밥'과 '부드러운 새우볶음밥', '열을뿜는 낚지볶음밥' 등 핵심 상품을 모두 '쌀' 위주로 개발하고 있다. 개별급속냉동(IQF) 기술 등 냉동밥 노하우를 쌓아가며 홍콩과 미국, 러시아 등으로 수출을 확대하고 있다.
대기업의 틈바구니에서 분투하는 벤처기업도 적지 않다. 강스푸드와 쿠엔즈버킷, 제이헴프코리아 등이 생존 경쟁에 나선 기업들이다. 유통 채널이 약한 소규모 업체들은 온라인 매장을 구축하는 전략을 시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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