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생명, 고금리 채권 매각…빛바랜 호실적 미래 수익원 처분 지적…전년 실적견인 사업비차손익은 감소
윤 동 기자공개 2017-05-19 10:49:52
이 기사는 2017년 05월 18일 18: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양생명보험이 고금리 채권을 매각해 올해 1분기 순이익을 대폭 개선시켰다. 보험업계에서는 미래 수익원을 너무 성급히 처분했다며 실적 개선이 빛을 바랬다는 분석이다.동양생명은 18일 '2017년 1분기 경영실적 발표회(IR)'를 열고 올해 1분기 1159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해 사상최대 실적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1분기 810억 원 대비 43.1% 늘어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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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생명이 이 같은 실적을 낼 수 있었던 원인은 이자율차손익 덕으로 분석된다. 1분기 동양생명의 이자율차손익은 1037억 원으로 지난해 1분기 352억 원 대비 194.4% 늘었다. 중국 안방생명보험유한공사(Anbang Life Insurance Co.,Ltd.,)의 자회사로 편입된 이후 동양생명의 이자율차손익은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추세였으나 올해 1분기에는 이를 반전시키는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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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이 보험사에 납입하는 보험료는 보장을 위한 '위험보험료'와 생존 및 환급 등을 위해 적립되는 '저축보험료', 그리고 보험상품을 판매하고 유지·관리위해 소요되는 '부가보험료'로 구성된다.
생보사의 수익분류가 사업비차손익, 위험률차손익, 이자율차손익으로 나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부가보험료는 사업비차손익을, 위험보험료는 위험률차손익을, 저축보험료는 이자율차손익을 결정짓는 요소가 된다. 이 중 이자율차손익은 보험사가 고객에게 받은 저축보험료를 잘 투자해 높은 수익률을 올렸을 경우 개선된다.
동양생명은 급격히 늘어난 이자율차손익이 대부분 채권 매각을 통해 시현된 이익이라고 밝혔다. 과거 매입한 고금리 채권을 올해 1분기 높은 가격을 받고 팔았다는 뜻이다. 보험사가 채권을 매각할 경우 이익금이 투자수익에 포함되기 때문에 이자율차손익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된다.
동양생명 관계자는 "앞으로 금리가 더 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평소보다 채권을 많이 매각했다"며 "덕분에 운용자산이익률도 큰 폭으로 올랐다"고 말했다.
그러나 보험업계에서는 동양생명이 호실적을 기록하기 위해 무리하게 고금리 채권을 매각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까지 동양생명의 실적을 견인했던 사업비차손익 개선이 둔화되면서 고육지책으로 채권 매각을 늘렸다는 시각이다.
실제 올해 1분기 동양생명의 사업비차손익은 285억 원으로 지난해 1분기 396억 원 대비 28% 줄었다. 같은 기간 위험률차손익도 28.1% 축소됐다.
지난해 동양생명은 사업비를 많이 책정한 양로보험을 대규모로 판매해 순이익을 끌어올렸다. 반면 올해는 IFRS17 도입 등 건전성 규제 강화가 예고된 탓에 양로보험 판매를 지난해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는 상태다. 양로보험은 향후 고객에게 많은 보험금 되돌려줘야 하는 상품이기 때문에 보험사의 건전성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생보사 관계자는 "동양생명이 단순한 당기순이익 방어 차원을 넘어서 너무 많은 채권을 매각한 게 아닌가 싶다"며 "현재를 위해 미래 수익을 먼저 당겨쓰는 셈"이라고 말했다.
반면 보험사의 적극적인 채권 매각을 부정적으로만 볼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전체 운용자산에서 채권 비중이 너무 높기 때문에 포트폴리오 조정 차원에서 무게를 줄여나가는 일도 필요하다는 시각이다.
다른 생보사 관계자는 "다른 수익성 높은 자산에 투자하기 위해서는 보유중인 자산을 매각할 수밖에 없다"며 "고금리 채권이라고 들고 있는 것보다는 적정한 시기에 매각하는 게 나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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