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7년 05월 29일 07: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호타이어 매각이 꼬여가고 있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중국 더블스타와 주식매매계약(SPA)까지 체결한 상태지만 딜 성사 전망은 점점 어두워지고 있는 실정이다.인수자금을 마련하지 못한 박삼구 회장은 우선매수권 행사를 포기했지만 '금호' 상표권 사용 불허를 무기로 어깃장을 놓고 있다. 이에 반발하는 채권단은 채권 연장 불가로 워크아웃에 갈 수 있다는 압박카드를 내놓으며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여기에 정치권 일부와 지역 여론 등이 호남기업 홀대, 국부유출론 등을 주장하며 훈수까지 두고 있어 사태 해결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
문제는 이렇듯 갈등이 고조돼 사태 해결이 지연될수록 금호타이어의 경쟁력이 훼손된다는 점이다. 현재 금호타이어의 중국법인들은 모두 적자 상태다. 글로벌 공급과잉과 원가 상승이 가장 큰 원인이나, 재생 고무원료를 사용한 사실이 중국 시장에 알려져 소비자들의 신뢰를 크게 잃은 탓이다.
서둘러 새 주인을 찾고 유동성과 신뢰 회복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를 통해 곧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게 관련 업계에서 금호타이어를 바라보는 시각이다.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에게 '최고'의 새 주인이 아닐 수 있다. 하지만 골든타임을 놓치면 생존을 장담키 어렵다는 점에서 보면 현 상황에선 '최적'의 후보라 할 수 있다. 중국 지방정부의 지원을 받고 있어 9550억 원의 자금을 채권단에 지불하고 당장 거래를 종결할 능력을 갖고 있고, 중국 시장 신뢰도 회복과 점유율 확대에 있어서도 적임자로 꼽힌다.
국내 사업장 인력에 대한 고용보장과 추가 채용, 독립경영 유지 등도 약속한 상태다. 일각에선 인수 성공을 위한 달콤한 제안일 뿐이라고 폄훼하는 시각도 존재하나 현 시점에선 높이 평가하고 지켜볼 가치가 있는 약속이다.
무엇보다 현재 더블스타를 제외하면 금호타이어를 정상화시킬 대안이 없다는 점을 관계자 모두가 보다 심각하게 인식해야 한다. 지역 여론 등 검증되지 않는 이유를 들어 기업에도 정치적 프레임을 씌우며 근거없는 반대 주장만 내놓고 있는 정치권 등의 훈수는 특히 경계해야 할 대상이다.
매각 골든타임을 놓쳐 금호타이어가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에 들어가고 기업가치와 경쟁력이 급락하면 그 피해는 결국 고스란히 우리 사회에 돌아온다. 혈세인 공적자금을 투입해야 하고, 수많은 임직원들이 일자리를 잃고 길거리에 내몰릴 수 있다.
그런 상황이 닥쳤을 때 반대 목소리를 내던 진영에서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사실은 과거 유사한 사례에서 여러 번 확인된 것이다. 현재 매각을 주도하고 있는 채권단과 금호타이어에 몸담고 있는 임직원들이 외부의 여러 입김에 휘둘리지 말고 사안을 냉정히 살펴 가장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방안을 선택해야 하는 이유다.
회사의 주인은 의결권과 주식을 소유한 주주만이 아니다. 그 속에서 실제 일하며 사업을 수행하는 임직원들 역시 회사의 주인이다. 주인의식을 갖고 무엇이 자신들의 삶의 터전을 지키는 데 유리할 지 냉철히 판단해야 한다. 불행히도 선택지는 적고, 시간은 더욱 충분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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