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銀, 더블스타 요구 수용?…달라진 기류 [금호타이어 M&A]지난달 주주협의회 "이견 없었다", 익스포저 현실화 부담
김장환 기자공개 2017-06-08 09:47:35
이 기사는 2017년 06월 02일 10: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산업은행이 금호타이어 매각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우리은행이 이전과 확연히 달라진 태도를 보여 주목된다. 채무 만기 연장을 2년 이상 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으나 최근 주주협의회에서 이 같은 의견을 전혀 개진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채권단 중 최대 규모인 금호타이어 익스포저 등을 감안한 조치로 풀이된다.2일 금호타이어 채권단 관계자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지난달 26일 열린 주주협의회에서 더블스타가 요구한 채무 만기 5년 연장을 받아들일지에 대해 별다른 이견을 표하지 않았다. 우리은행은 그동안 더블스타의 요구를 전면 수용할 수 없으며, 길어야 최대 2년까지 채무 만기를 연장할 수 있다는 의중을 비쳐왔다. 하지만 공식적인 자리에서는 이에 대한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일단 금호타이어 주관은행인 산업은행은 더블스타의 입장을 전면 수용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올해만 1조 6000억 원에 달하는 채무 만기가 도래하는 상황에서 금호타이어가 이를 자체적으로 상환할 수 있는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수익이 감소하면서 재무건전성도 악화됐다. 만약 채무를 단기간에 회수하겠다고 나서면 법정관리 등에 내몰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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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은 특히 중국법인 상황이 심상치 않다고 보고 있다. 생산법인과 판매법인 모두 장기간 적자를 기록했고, 또 사드 배치 문제로 촉발된 정치적 마찰을 볼 때 향후 사정이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열려 있다. 판매법인은 부채가 자산을 전액 초과하는 완전자본잠식까지 빠진 상태여서 채무 상환 요구는 곧 파산을 의미할 수밖에 없다.
산업은행은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바로 중국기업인 더블스타로 매각 밖에 없다는 생각이다. 더블스타는 톈진시 등 중국 정부기관이 지분을 들고 있는 국유기업이고, 또 이번 인수전을 위해 구성된 컨소시엄에 참여한 재무적투자자(FI)들도 모두 중국 시정부 등 정부 기관이다. 따라서 더블스타로 금호타이어가 매각되면 정부가 지분을 출자한 기업이 된다. 중국 당국이 금호타이어 살리기에 직접 나서줄 가능성이 그만큼 높다는 얘기다.
채권단 관계자는 "금호타이어의 경영위기는 중국사업 악화에 근본적 원인이 있다"며 "(앞서 열린 주주협의회에서) 현재로서는 더블스타로 매각이 현 경영위기를 극복하는데 최선의 방안이라는 점에 채권단간 이견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회사 실적이 최악인 상황에 채권 5년 연장이 수용되지 않으면 더블스타가 인수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전했다.
채무 만기 5년 연장에 부정적 입장을 보였던 우리은행이 앞서 주주협의회에서 태도 변화를 보여준 것은 채무 리스크가 그 어느 곳보다도 크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으로 전해진다. 최악의 경우 금호타이어가 법정관리로 치닫게 되면 채무 회수가 가장 불투명해지는 곳은 바로 우리은행이다. 금호타이어에 제공된 채무 상당수가 무담보채권으로 구성돼 있기 때문이다.
금호타이어에 가장 많은 대출을 해 준 산업은행은 유형자산 상당수를 담보로 잡아둬 위험 부담을 최소화한 상태다. 금호타이어의 토지, 건물, 기계장치뿐 아니라 천진, 장춘 등 중국법인 유형자산도 상당수가 산업은행에서 끌어온 차입금 담보로 잡혀 있다. 산업은행이 대출 담보로 잡아둔 유형자산 가치는 6000억~7000억 원대로 전해진다. 올 1분기 검토보고서를 보면 우리은행 대출 담보는 찾아볼 수 없다.
산업은행은 이런 가운데 이달 만기가 도래하는 1조 3000억 원대 금호타이어 채무 만기를 3개월간 연장하는 안건을 최근 주주협의회에 부의했다. 채무를 오는 9월까지 단기 연장키로 한 까닭은 이 시점까지 더블스타와 협상을 일단 지켜보고 추가 연장 여부를 매듭짓자는 의미다. 협상이 잘 마무리돼 거래가 종결되면 채무가 5년간 연장되고, 만약 실패하면 연장이 불발될 수 있다는 얘기다. 채무 만기 연장 실패는 곧 법정관리를 의미한다. 이 경우 우리은행 부담이 가장 크다.
이를 이유로 우리은행이 이전과 다른 태도를 보이면서 더블스타로 금호타이어 매각이 순조롭게 종결될 가능성이 보다 커졌다. 다만 남은 숙제가 있다. 박삼구 금호아시나아그룹 회장 측과 상표권 사용 협상을 끝내야 한다.
산업은행은 최근 '금호' 상표권 공동 소유자인 금호산업과 금호석유화학 실무진들을 만나 본격적인 상표권 사용 협상에 나섰다. 금호석유화학은 채권단의 뜻에 따르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금호산업은 아직 뚜렷한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 박 회장은 앞서 더블스타로 매각시 상표를 사용할 수 없게 하겠다는 뜻을 공공연히 밝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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