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환출자' 현대백화점, 지주사 전환 나설까 3개 고리 보유, '현대그린푸드' 활용 방안 유력
김기정 기자공개 2017-06-21 07:58:33
이 기사는 2017년 06월 19일 15: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권 교체 이후 대기업 지배구조 개편이 재차 화두로 떠오르면서 현대백화점그룹이 지주사 전환에 나설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아직 구체적인 움직임은 없지만 시장에서는 현대그린푸드를 지주사로 전환하는 방안을 유력한 시나리오로 거론하고 있다. 현대그린푸드는 오너 3세 정지선, 정교선 형제가 안정적인 지분을 확보하고 있는 계열사일뿐 아니라 범 현대가와 시너지를 낼 만한 기업들을 인수하며 사업형 지주회사로서의 면모를 갖춰왔다.
현대백화점그룹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순환출자를 보유한 대기업그룹으로 분류한 8곳 중 한 곳이다. 현대백화점과 현대쇼핑, 급식 및 식자재 업체 현대그린푸드, 부동산 임대업을 영위하는 현대에이앤아이 등 4개 계열사를 중심으로 3개의 순환출자를 형성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현대백화점→현대쇼핑→현대그린푸드→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현대쇼핑→현대그린푸드→현대에이앤아이→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현대쇼핑→현대에이앤아이→현대백화점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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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한 출자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현대자동차그룹이나 롯데그룹보다는 비교적 단출한 편이다. 순환출자 해소에 필요한 비용 역시 상대적으로 적다. 출자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현대쇼핑이 보유한 현대그린푸드 지분 7.8%, 현대에이앤아이가 보유하고 있는 지분 4.3%를 특수관계자가 사들이거나 시장에 내놓아야 한다. 지난 18일 기준 이 둘을 합산한 지분가치는 2455억 원이다.
다만 아직까지 가시화 된 움직임은 보이지 않는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공식적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을 뿐 아니라 3개의 순환출자 고리 역시 수 년간 그 형태나 지분율이 변동된 적이 없다.
일찍이 지분과 경영권 승계를 마쳐 오너 일가의 지분 변동도 거의 일어나지 않는 편이다. 정몽근 명예회장은 2004년부터 4년 간 장남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과 차남 정교선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에게 수 차례 지분을 증여했다.
그럼에도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기대감은 고조되고 있다. 재벌개혁에 앞장서 온 김상조 한성대 교수가 공정거래위원장으로 취임하면서 순환출자 해소를 비롯한 지주사 전환 이슈는 또 다시 화두로 떠올랐다. 김 위원장은 재벌 총수와의 만남을 추진하는 등 연일 강도 높은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는 현대그린푸드를 활용하는 방안이다. 현대그린푸드는 2010년대 들어 LED조명 생산업체 현대LED(옛 반디라이트), 가구업체 현대리바트, 중장비업체 에버다임 등 본업인 급식업이 아닌 범 현대가와 시너지가 기대되는 기업 위주로 합병을 하며 사업형 지주회사의 면모를 갖춰왔다. 현대그린푸드는 현대백화점그룹 순환출자에서 핵심적 역할을 하고 있는 계열사일 뿐 아니라 정 회장(12.67%)과 정 부회장(15.28%)이 동시에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유일한 곳이다.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하는 동시에 현대그린푸드를 급식업을 영위하는 사업회사와 투자회사로 분할해 투자회사를 지주사로 전환하는 해법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현대그린푸드는 그룹의 핵심인 현대백화점(12.05%)에 대한 안정적인 지분율을 확보하고 있고, 오너일가의 지분율도 막대하기 때문에 이를 지주사 격으로 올리는 데 큰 무리도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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