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완만한 상승' 실탄축적 서두를 필요 없다" [2017 더벨 경영전략 포럼]황세운 자본시장硏 실장 "채권시장 장기물 중심 성장 지속"
강철 기자/ 심희진 기자공개 2017-06-29 08:29:31
이 기사는 2017년 06월 28일 15: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17년 상반기 국내 증시는 역사적 고점을 찍었다. 미국의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을 비롯한 기관 투자자들은 국내 주식을 계속 매입했다. 2015년을 기점으로 감소세를 보이던 외국인의 원화 채권 보유 잔액도 올해 들어 증가세로 돌아섰다.이 같은 국내 자금 시장의 호황은 하반기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다만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과 이에 따른 시중금리 동반 상승이라는 변수가 존재한다.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는 상황에서 우리 기업들은 어떠한 자금 조달 전략을 마련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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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미국이 금리를 올린다고 해도 시장에서 받아들이는 경제 상황에 대한 인식이 다르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인상폭은 크지 않을 수 있다"며 "국내 기업들이 하반기에 금리가 오를 것을 예상해 회사채 발행을 서두르고 있다는 얘기가 있는데, 그럴 필요가 없다"고 지적했다.
황 실장은 이 같은 예측의 근거로 기준과 반대로 가는 장기물의 금리 추이를 들었다. 최근 미국이 자산 축소를 발표할 때마다 만기가 10년 이상인 장기물의 금리는 오히려 하락했다. 경제가 계속 성장할 거란 FRB의 전망과 달리 시장은 불황이 다시 올 수도 있다는 우려를 나타내는 상황이다.
그는 "미국 장기물의 금리가 이 같은 추이를 이어간다면 중장기적으로 국내 채권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며 "한국은행이 지난해 6월부터 기준금리를 동결하는 데도 실제 이자율은 전혀 연동하지 않는 등 국내 시장도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황 실장은 하반기에도 국내 회사채 시장의 활황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기업들은 지난 1~5월 회사채 발행으로 약 27조 원을 조달했다. 지난해 전체 회사채 발행액은 38조 원이었다. 5개월 만에 지난해의 70%에 해당하는 자금 조달이 이뤄졌다.
외국인이 보유한 채권 중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물량이 지난해의 절반 수준인 점은 활황 전망을 뒷받침하는 요인이다. 2016년 41조 8000억 원인 외국인 채권의 잔존 물량은 2017년 18조 2000억 원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기업공개(IPO)와 주식연계채권(CB·BW) 발행 등을 통한 자금 조달도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IPO 규모의 경우 상반기 넷마블게임즈, ING생명에 이어 하반기 한국남동발전, 제일홀딩스, 셀트리온헬스케어 등이 대기하고 있는 만큼 2010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관측된다.
황 실장은 "외국 자금의 국내 유입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장기물을 중심으로 채권 시장이 꾸준한 성장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며 "기업 구조조정이 상당 부분 진행된 점을 감안할 때 IPO, 주식연계채권과 달리 유상증자는 작년보다 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음은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 발표 전문>
대부분의 기업이 자금 조달의 방법으로 유상증자보다 회사채를 선호한다. 유상증자를 실시할 경우 지분 가치 희석에 따른 비용 부담을 짊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회사채를 발행하는 데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요소는 '금리'다. 오는 하반기에 금리가 얼마나 더 올라갈 지를 전망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과거 국내 시장금리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던 건 한국은행이다. 하지만 한국은행이 지난해 6월 이후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이젠 미국 통화정책에 영향을 많이 받는 시장금리가 더 중요해졌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미국 금리가 1% 상승하면 국내 금리는 0.2% 오른다.
다소 이견은 있지만 미국의 경기 회복세는 탄탄한 편이다. 이에 따라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올해 말 한 번 더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FRB의 자산 축소도 오는 9월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많은 전문가들은 FRB의 금리 인상, 자산 축소 등을 근거로 미국 장기물 금리가 올라갈 것으로 봤다. 그러나 FRB 발표 이후 잠깐 상승했던 장기물 금리는 최근 들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FRB는 미국 경제가 탄탄하게 성장할 것이라 보는 반면 시장은 추가적인 경기 불황의 발생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FRB 정책에 따라 국내 시장금리도 오를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상승 속도는 시장의 우려와 달리 가파르지 않을 것 같다. 회사채 발행 시기를 고민하고 있는 기업들이 관련 일정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이미 많은 기업들은 올해 상반기 FRB의 움직임에 맞춰 많은 양의 회사채를 미리 발행했다. 지난 1~5월 회사채 발행 규모는 27조 원이다. 이는 지난해 전체 발행 규모인 38조 원과 불과 9조 원 차이다. 특히 초대형 투자은행(IB) 업무인가로 캐피탈채 발행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핵심은 향후 국내 금리가 아주 완만하게 상승할 것이라는 데 있다. 따라서 오는 하반기에도 회사채 시장이 활황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의 부도 위험을 나타내는 신용 스프레드가 지난해 1월 이후 계속 감소하고 있는 점도 회사채 증가세를 점치게 만드는 요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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