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7년 07월 18일 15: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지안 전 대표가 천호식품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가운데 지분율 또한 축소된 것으로 파악됐다. 오너 일가가 2년 전 사모펀드 운용사(PEF)에 대주주 지위를 넘긴 뒤 다시 한번 지배력이 줄었다. 앞으로 천호식품에 대한 PEF의 영향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말 기준 김 전 대표의 천호식품 주식수는 187만 7764주에서 176만 964주로 줄었다. 지분율은 20.6%로 1.4%포인트 하락했다. 창업주인 김영식 전 회장의 아들인 김 전 대표는 2015년 대표 취임 후 최근까지 회사 경영을 책임져 왔다.


김 전 대표의 감소 지분은 기타 주주에게 넘어간 것으로 보인다. 같은 기간 기타 주주의 지분율은 9.7%에서 13.2%로 크게 늘었다. 회사의 자기주식(0.6%) 보유도 처음이다. 우리사주조합 지분율은 10.3%에서 7.6%로 줄었다. 나머지 최대주주의 지분율은 동일했다.

오너 일가 지분은 2015년 사모펀드 운용사 카무르파트너스가 구주 300억 원어치, 신주 100억 원어치를 사들이며 대폭 줄어든 바 있다. 김 회장 지분 16.3%와 딸 현주씨 지분 전량(23.8%)이 팔렸다. 김 전 대표는 매각에 참여하지 않았지만 지분율이 23.8%에서 22%로 감소했다.

이로써 에이콘제1호유한회사(34.1%)와 밸리치더블케이유한회사(15.4%)는 과반에 가까운 지분을 확보하게 됐다. 80%에 가깝던 오너 일가의 지분율은 30% 수준으로 크게 낮아졌다.

대주주 변경 이후에도 경영은 오너일가가 주도해왔지만 올해 초 가짜 홍삼 판매 사실이 드러나며 변화 조짐이 일기 시작했다. 김 전 회장은 사태에 책임을 지기 위해 등기이사와 회장직을 내려놓았다.

당시만 하더라도 김 전 대표가 대표직을 수행하고 있었기 때문에 회장직 사퇴가 큰 의미가 없다는 해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최근 김 전 대표까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천호식품의 오너 시대가 완전히 종식됐다.

천호식품은 이달 말 주주총회를 열고 전문경영인을 선임할 예정이다. 현재는 박창환 대표가 대표직을 수행하고 있다. 1979년생인 박 대표는 서울대 졸업 후 삼일회계법인, 애큐온캐피탈 등을 거쳐 2014년부터 카무르파트너스 부사장으로 운용부문 대표를 역임했다.

회사 관계자는 "김 전 대표는 앞으로 경영에는 참여하지 않고 주주로만 남는다"며 "천호식품 경영정상화에 기여하고 협력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