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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생명, 한국물 시장 화려한 데뷔 [Deal Story]하이브리드, 일본·중국 생보사 뛰어넘는 인기…투자 수요, 금리 매력 부각

이길용 기자공개 2017-07-19 13:55:02

이 기사는 2017년 07월 18일 16: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물 데뷔 이슈어(Issuer)인 교보생명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들의 반응은 환상적이었다. 교보생명 신종자본증권 딜에는 모집 규모의 10배가 넘는 수요가 몰리면서 금리를 4% 이하로 낮출 수 있었다. 이는 중국과 일본 생명보험사들이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의 유통금리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교보생명이 한국물 시장에서는 최초로 생명보험사 하이브리드 채권을 성공적으로 발행하면서 다른 보험사들의 한국물 시장 데뷔를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원화 채권 시장에서는 신종자본증권의 경우 부족한 수요 때문에 발행에 애를 먹었다. 반면 한국물 시장에서는 보험사의 하이브리드 채권은 엄청난 수요와 더불어 금리 수준도 낮게 결정되면서 외화로 자본을 확충하려는 보험사들이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다.

교보생명은 지난 17일 오전 아시아 시장에서 투자자 모집을 선언(announce)하고 북빌딩(수요예측)을 개시했다. 이니셜 가이던스(Initial Guidance·IPG, 최초 제시 금리)는 4.5%(area)로 제시했다. 딜 초반부터 분위기는 뜨거웠다. 아시아 시장에서만 76억 달러의 수요가 모였다. 자신감을 가진 교보생명은 가이던스를 50bp 정도 낮춰 4% ± 5bp로 수정해 중동과 유럽으로 넘어갔다.

가이던스를 크게 낮추면서 아시아 투자자들의 이탈이 있었지만 유럽과 미국에서 새로운 주문이 들어오면서 최종 오더 규모는 54억 달러로 집계됐다. 270개 기관이 참여하면서 주문 규모와 기관 모두 2017년 최대치를 기록했다. 투자자들이 성황을 이루면서 수정 가이던스의 하단인 3.95%로 금리가 결정됐다.

2010년 이후 한국물 시장에서 이니셜 가이던스에서 55bp를 낮춘 딜은 이번이 처음이다. 발행사인 교보생명은 5년 후 콜옵션을 보유하고 있으며 콜옵션이 행사되지 않으면 미국 국채 5년물 금리(5T)에 209.1bp를 가산한 수준으로 금리를 변경한다. 10년 후에는 100bp의 스텝업(Step-Up) 금리가 추가된다.

너무 많은 투자자가 몰리면서 이번 딜에서 많은 기관들이 넉넉한 물량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 인해 18일 유통시장에서 교보생명 신종자본증권을 추가로 확보하려는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유통금리가 3.8% 수준까지 떨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교보생명은 일본과 중국의 생명보험사들이 발행했던 신종자본증권보다도 금리를 낮게 결정했다. 닛폰생명(Nippon Life Insurance)과 중국생명(China Life)이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의 지난 17일 유통금리는 4%를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보생명과 닛폰생명, 중국생명은 무디스로부터 모두 A1(안정적) 등급을 받고 있어 신용도가 동일하다. 피치 기준으로는 교보생명과 중국생명이 A+(안정적), 닛폰생명은 한 노치 낮은 A(안정적)로 평정받고 있다.

글로벌 금융시장에 데뷔한 교보생명이 이들보다 낮은 금리로 조달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분석된다. 글로벌 채권 시장에서는 새로운 이슈어의 경우 일반적으로 프리미엄(Premium)을 요구받는 경우가 많다. 동일한 신용도를 갖춘 곳보다 금리를 높게 지불하는 일이 비일비재하지만 교보생명의 경우 하이브리드 채권임에도 A급 신용도를 확보했고 한국물 시장에서는 처음으로 보험사 신종자본증권을 투자자들에게 공급하면서 엄청난 인기를 누린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물 투자자 입장에서도 포트폴리오에 새로운 발행사의 채권을 편입시켜 분산 효과를 누리면서 4%에 달하는 높은 일드(Yield)도 확보할 수 있어 매력이 넘치는 매물이다.

교보생명이 성공적으로 딜을 마무리하면서 다른 생명보험사들도 외화 신종자본증권에 눈을 돌릴 것으로 예상된다. 교보생명 이전에 자본 확충을 마무리한 한화생명은 5000억 원의 신종자본증권을 원화 채권 시장에서 조달했다. 이 과정에서 한화생명과 주관사단은 수요를 끌어모으는 데 애를 먹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사들은 신종자본증권의 경우 위험계수가 주식과 동일해 사실상 포트폴리오에 편입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연기금과 공제회의 일부 수요만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리테일에서 수요를 최대한 끌어와야 한다. 한화생명은 5550억 원의 수요를 겨우 모아 딜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반면 교보생명은 모집 규모의 10배가 넘는 수요를 넉넉하게 확보했다. 게다가 금리 면에서도 원화에 전혀 뒤지지 않는다. 한화생명은 신종자본증권을 찍으면서 금리를 4.582%로 결정했다. 외화로 조달한 교보생명은 3.95%를 기록했는데 이를 원화로 스왑(Swap)할 경우 60~70bp의 금리를 절감시킬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원화채권은 낮은 절대 금리가 매력적이지만 보험사 신종자본증권의 경우에는 외화 시장이 발행사 입장에서 유리하다는 지적이다.

이번 딜은 JP모간이 단독 구조 조정자(Sole Structuring Coordinator)이자 주관사로 활약해 딜 구조 설계, 신용등급 자문(Rating Advisor) 등을 담당했다.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노무라증권, UBS는 주관사로 참여했다. 계열 증권사인 교보증권은 보조 주관사 격인 코 매니저(co-Manager)로 선정됐다. 발행사 법률자문사는 법무법인 율촌과 클리어리 고틀립(Cleary Gottlieb Steen & Hamilton), 주관사 법률자문사는 클리포드챈스(Clifford Chance)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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