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선 현대百 회장 지배력 '父 증여'로 완성 [오너십의 탄생]①지분 14.9% 물려 받아, 개인회사 등 통해 '4.5%' 추가 취득
박창현 기자공개 2017-07-26 08:22:06
[편집자주]
모든 일에는 시작과 끝이 있다. 기업과 오너십도 마찬가지다. 지배구조 최정점에 서 있는 오너들도 처음부터 그 자리에 있었던 것은 아니다. 지배구조 재편의 풍파와 무게를 견디고 나서야 비로소 왕관을 쓸 수 있었다. 너무도 당연하게 여겼던 오너십의 형성 스토리와 핵심 변곡점들을 되짚어 본다.
이 기사는 2017년 07월 19일 09: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사진)이 아버지인 정몽근 명예회장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면서 탄탄한 2세 지배 체제를 구축한 것으로 나타났다.개인회사 보유분까지 더해 현재 정지선 회장이 소유 하고 있는 현대백화점 지분 가운데 90%이상이 원래 정 명예회장 소유였다. 해당 지분은 대부분 증여 형태로 승계됐다. 철저한 '장자 경영승계' 원칙이 지켜지면서 정 회장이 막강한 지배력을 확보하게 됐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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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2세 승계 작업은 이듬해부터다. 먼저 정 회장은 2003년 2월 11일과 13일, 14일 총 3차례에 걸쳐 11만 여주를 장내 매수했다.
실질적인 진짜 승계는 마지막 장내매수가 끝나고 일주일 후에 이뤄졌다. 증여가 핵심 지렛대였다. 정 명예회장은 2003년 2월부터 3월까지 3번에 나눠서 장남인 정 회장에게 현대백화점 지분을 증여했다. 이 때 물려준 주식수가 99만 주다. 그 때까지 고작 38만 주를 들고 있었던 정 회장은 단숨에 지분수가 4배 가까이 늘어났다. 지분율도 6%를 돌파했다.
1년 9개월 뒤인 2004년 12월, 지배구조 판도를 완전히 바꾼 증여 거래가 이뤄진다. 정 명예회장은 갖고 있던 현대백화점 지분 326만 주 가운데 65%에 해당하는 215만 주를 장남에게 물려줬다. 이 거래로 정 회장은 총 352만 주를 확보, 현대백화점 최대주주(15,72%)로 등극했다. 사실상 2세 승계를 위한 대관식이 열린 셈이다.
2006년 들어서는 마지막 증여가 이뤄진다. 정 회장은 아버지로부터 지분 35만 주를 추가로 수증받으면서 지분율을 17% 대까지 끌어올렸다. 2008년은 또 다시 장내매수로 지배력을 높인 해였다. 정 회장은 그 해 10월에 총 8차례에 걸쳐 총 5만 5000여 주를 장내에서 사들였다. 워낙 적은 규모라 지분율은 거의 변동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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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 뒤인 2012년에는 정 회장이 직접 돈을 들여 아버지 지분을 매입했다. 정 회장은 정 명예회장 보유 지분 6만 5700주를 주당 12만 7500원 씩 총 83억 원에 사들엿다. 이 거래로 현대백화점 주식수가 399만 8419주로 늘었고, 지분율은 17.09%를 찍었다. 이후로 정 회장이 추가 지분 거래에 나서지 않으면서 수년 째 이 지분수와 지분율이 유지되고 있다.
정 회장은 직접 증여 받은 것 외에도 개인회사를 통해 간접적으로 아버지 보유 지분을 확보했다. 이 때 디딤돌 역할을 한 개인회사가 바로 '현대A&I(옛 현대G-NET)'다. 정 회장은 현대 A&I 지분 52%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나머지 지분 대부분도 현대그린푸드와 현대쇼핑 등 계열사들이 갖고 있다.
현대A&I는 2004년 10월 정 명예회장으로부터 현대백화점 지분 95만 주를 매입했다. 주당 매입가는 3만 1400원이며, 총 298억 원을 지불했다. 이후 2012년 다시 한 번 시간외 매매를 통해 정 명예회장 보유 주식 5만 8900주를 사들였다. 이 때는 주당 12만 7500원에 지분을 취득했다. 현대A&I는 거래 대가로 오너일가에 75억 원을 줬다. 정 명예회장 지분을 대거 매입한 결과, 현대A&I의 현대백화점 지분율이 4.31%까지 늘어났다.
개인회사 지분까지 모두 더하면 정 회장은 현대백화점 지분을 총 500주 7319주(21.4%) 갖고 있다. 이 가운데 아버지로부터 물려받거나 금전 거래를 통해 사들인 물량이 456만 4600주에 달한다. 전체 보유분의 91%에 해당하는 규모다. 사실상 온전히 지분 대물림이 이뤄졌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백화점 오너일가가 자금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증여와 개인회사 지분 거래 방식을 적절히 섞어서 승계 절차를 진행했다"며 "증여 내역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현대백화점은 온전히 정지선 회장 몫으로 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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