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건설, 1차 부도 기업의 극적인 회생 [건설리포트]리비아사업 대규모 손실…주택분양 호조로 실적 반등
이상균 기자공개 2017-07-26 08:20:52
이 기사는 2017년 07월 25일 07: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원건설은 보기 드물게 충북지역에 기반을 둔 건설사로 최근 ‘힐데스하임'이라는 브랜드를 앞세워 주택 분양에 나서고 있다. 지역 건설사라는 한계를 딛고 분양사업이 호조를 보이면서 지난해 매출 2000억 원, 영업이익 300억 원을 돌파하는 성공을 거뒀다.남들이 부러워할만한 실적이지만 원건설은 사연이 많은 기업이다. 해외사업 실패로 1차 부도 위기까지 몰렸다가 극적으로 회생했다. 건설업계에서는 한 번 부도위기에 몰린 기업은 좀처럼 다시 살아나기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지만 원건설은 보기 좋게 이런 고정관념을 깨버렸다.
◇리비아 내전 발발, 공사비 모두 떼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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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건설의 사업 중에는 한 가지 특이점이 있다. 대형 건설사들도 리스크가 높아 조심스러워 하는 리비아 사업이다. 원건설은 2005년 12월 리비아에 지사를 만들었다.
원건설이 지방 건설사로는 드물게 리비아 진출을 시도한 것은 김 회장의 영향이 컸다. 김 회장은 대림산업에 몸담던 시절, 리비아 등 중동에서 수년간 근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건설 창업 이후인 2000년대 중반부터 꾸준히 리비아에서 소규모 사업을 진행해왔다.
경험이 점차 쌓이면서 사업 규모를 키워갔다. 2007년 9월 리비아 동부 데르나 지역에 고층빌라와 도시기반시설을 만드는 3억 7000만 달러 규모의 공사를 수주했다. 이어 2010년 4월에는 1조 원 규모의 리비아 토브룩 도시개발공사를 수주했다.
원건설이 리비아 사업에 올인 하던 2011년 사단이 났다. 리비아 내전이 발발하면서 모든 공사를 중단하고 인력과 장비를 철수시켰다. 1조 원 규모의 골재 공사를 마무리하고 마감 공사를 하던 중이었다. 선수금과 계약금 등 모든 공사비를 떼였다. 언젠가 들어오겠지 하고 학수고대하던 공사비는 한 푼도 입금되지 않았다. 1차 부도를 맞았다. 농협의 긴급 자금지원이 없었다면 최종 부도가 우려되던 시기였다.
◇LH서 대행개발로 토지공급 받아
절치부심한 원건설은 사업 포트폴리오를 통째로 뜯어고쳤다. 해외와 토목사업을 줄이고 주택사업 비중을 늘렸다. 자체 보유하고 있던 토지를 2011년부터 순차적으로 개발해 분양시장에 내놓았다. 강원 원주, 대구, 경남 양산, 청주 가마 순으로 분양 완판 행진이 이어졌다. 심지어 4일 만에 분양을 모두 완료한 지역도 있었다.
원건설 실적은 바닥을 치고 반등하기 시작했다. 이 회사는 2012년 매출 1134억 원, 영업적자 21억 원, 당기순손실 175억 원으로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2010년 실적(매출 2702억 원, 영업이익 79억 원, 당기순이익 18억 원)과는 천양지차다. 주택사업이 호조를 보이기 시작한 2014년에는 매출 2000억 원을 다시 돌파했다. 지난해에는 매출 2192억 원, 영업이익 307억 원, 당기순이익 244억 원을 기록했다. 수익성이 크게 호전됐다.
눈여겨볼 점은 원건설이 주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서 대행개발을 통해 토지를 공급받았다는 점이다. 대행개발은 민간 기업이 사업지구 전체 조성공사를 맡아 단지를 조성하고 발생한 공사비 중 일부를 공동주택지 등 토지로 공급받아 상계처리 하는 사업방식이다. 기업은 공공택지지구 내 공동주택지 등 우량 토지 선점이 가능하며 토지매입비 부담을 덜 수 있다. LH는 공사비 부담을 덜고 선수요 확보를 통해 사업지구 조기 활성화를 도모할 수 있다. 원건설이 분양한 원주와 대구, 양산 주택단지들이 대행개발 사업장이다.
원건설 관계자는 "리비아 사업이 한창일때는 해외사업과 토목사업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았다"며 "리비아 사업 실패 이후 주택사업 비중이 크게 높아져 50%를 웃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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