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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시장, '4차 산업혁명' 화두…상당수 '속 빈 강정' [Market Watch]알에스오토메이션, 의무보유 확약 61% …과대포장 주의, 경계 목소리도

신민규 기자공개 2017-08-07 06:38:00

이 기사는 2017년 08월 02일 16: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4차 산업혁명'을 키워드로 내세운 기업들이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기관투자가들의 각광을 받고 있다. 단순 수요예측 경쟁률을 넘어 의무보유확약 수량까지 파격적으로 내걸 정도다. 새 정부의 관련 정책 수혜에 따른 기대감이 작용하며 새로운 상장 트렌드를 형성하는 분위기다.

다만 아직 실제 매출이 해당 사업분야에서 나오지 않는 경우도 부지기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무리하게 이미지만 과대포장하는 경우도 있어 옥석을 가릴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수요예측 경쟁률 500대 1 예사…당장 이익 낮지만 성장성에 '베팅'

로봇 관련 기술을 보유한 알에스오토메이션은 지난달 공모가 산정을 위한 기관 수요예측에서 신기록을 세웠다. 수요예측 경쟁률이 656.89대 1로 높기도 했지만 기관투자가들이 내건 의무보유 확약 수량이 전체 신청수량의 61%를 차지해서다. 상장 후 최장 6개월까지 공모주 매도가 금지되는 점을 감안하면 그만큼 기관들이 회사의 주가를 장기적으로 좋게 보고 있다는 말이 된다.

의무보유 확약이란 기관투자가가 공모주를 많이 배정받는 조건으로 일정 기간 (15일~6개월) 팔지 않겠다는 약속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전체 수량의 10~20% 안팎 정도가 확약을 내걸고 많을 때도 20% 초반을 넘기지 않았다.

알에스오토메이션은 수요예측 경쟁률에 힘입어 공모가 밴드(5250~6000원) 최상단인 6000원을 공모가로 확정했다. 일반 공모청약 경쟁률은 1059대 1을 기록해 개인투자자들의 관심도 한몸에 받았다.

알에스오토메이션은 로봇 동작을 제어하는 장비의 핵심 부품을 연구개발(R&D) 및 제조하는 회사다. 뇌 역할을 하는 컨트롤러, 근육에 비유할 수 있는 드라이버, 인간의 감각·신경과 비슷한 센서 등 로봇 동작제어에 필요한 주요 부품 및 소프트웨어까지 생산하는 기업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매출액은 707억 원, 영업이익 31억 원, 당기순이익 30억 원을 기록했다. 외형적인 수치가 다소 낮았지만 기관들은 기업의 성장성을 보고 대거 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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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분위기는 최근 4차 산업혁명을 키워드로 내세운 데이타솔루션, 모트렉스, 지니언스의 IPO에 공통적으로 나타났다.

데이타솔루션의 경우 1분기 영업적자를 기록했음에도 높은 반응을 이끌었다. 수요예측 경쟁률은 395.83대 1을 기록했고 의무보유확약 수량은 전체의 23.09%에 달했다. 공모가 밴드 상단(3300원)을 적용한 공모청약 경쟁률은 733.74대 1을 나타냈다.

데이타솔루션은 데이터 통합솔루션 전문기업이다. 주요 사업은 △델EMC의 스토리지(대규모 데이터 저장장비) 제품과 통계 프로그램인 SPSS 판매 △공공부문 및 금융권 시스템통합(SI) △빅데이터 활용 및 예측 분석 등이다. 아직 전체 매출에서 빅데이터 사업분야가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지만 기관들은 성장성에 손을 들어줬다.

모트렉스와 지니언스 역시 모두 기관들의 인기를 한몸에 받았다. 모트렉스의 경우 수요예측 경쟁률 357.12 대 1을 기록했다. 공모가 상단인 3만8300원을 적용해 진행한 공모청약 경쟁률은 422대 1을 나타냈다. 청약증거금으로 3조 원에 가까운 자금이 몰리기도 했다.

모트렉스는 오디오, 비디오, 내비게이션(AVN) 시스템을 결합한 차량용 인포테인먼트제품을 공급하는 전문기업이다. 지난해 순이익이 200억 원을 넘어서는 등 수익성과 성장성을 동시에 충족시켰다는 점이 높은 반응을 이끈 배경으로 꼽힌다.

보안업체인 지니언스는 기관투자가와 함께 일반투자자들의 반응도 흥행에 한몫했다. 수요예측 경쟁률 620.04대 1을 기록한 데 이어 공모청약 경쟁률이 922.71대 1로 증거금만 1조 원 넘게 몰렸다.

◇정책 수혜 기대감 반영…무늬만 '4차' 주의해야

코스닥 중소형 IPO딜에서 4차 산업혁명의 인기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다만 구체적인 실체가 없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에퀴티 스토리만 내세우는 경우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4차 산업혁명이란 인공지능, 스마트카,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등 정보통신기술(ICT)의 융합으로 이뤄지는 차세대 산업혁명을 뜻한다. 최근 정부가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한 정책을 준비하고 있는 점도 관련 시장 형성에 힘을 불어넣고 있다.

문제는 아직 이렇다할 매출이 나오지 않는 경우가 태반이라는 점이다. 이미 공모에 성공한 곳 중에서도 '4차 산업혁명'과 무관한 분야의 매출이 압도적인 경우가 종종 나타나고 있다. 특히 일부 상장 주관사들이 발행사의 미래 성장성과 관련해 트렌디한 키워드를 끼워넣는 사례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워낙 핫이슈로 부각되다 보니 관련 협회에 방문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드론' 몇개만 띄워져 있고 실체가 없어 황당한 경우가 있었다"며 "이제 형성되는 시장이라는 점에서 조심스럽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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