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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重, 공모채 만기대응…전방위 조달 나선다 사모채·전단채 활용, 소액 다건 발행 채비…자본시장 접근성 저하, 해법 골몰

강우석 기자공개 2017-08-09 09:57:44

이 기사는 2017년 08월 07일 17: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중공업이 만기도래 공모 회사채 상환을 위해 전방위 자금조달에 나섰다. 신용 리스크 확대로 자본시장 접근성이 떨어지자 다양한 방식으로 사모 조달에 나서고 있다. 수요만 있으면 소액 다건으로라도 유동성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중공업은 최근 창립 후 첫 사모사채를 발행한 데 이어 전자단기사채(전단채·STB)를 통한 유동성 확보 방안도 마련했다. 당장 9월 2000억원 어치의 공모채 만기가 기다리고 있어 사모 조달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이 연초 이후 발행한 전단채와 사모사채의 규모는 총 2100억 원에 달한다. 전단채는 1500억 원, 사모채는 600억 원 어치가 발행됐다. 현재 전단채 잔액은 없지만 5000억원 한도를 설정해 유사시 조달 채비를 갖췄다.

올해 자금조달의 첫 출발은 전단채였다. 지난 4월12일 이사회를 통해 발행한도를 설정한 뒤 다음날 만기 3개월짜리 1500억 원 어치를 발행했다. 한국신용평가와 NICE신용평가는 해당 전단채에 각각 신용등급 'A3+', 'A2-'를 부여했다.

최근에는 사모사채 발행에도 나섰다. 지난달 28일에는 600억 원 규모의 사모채를 찍었다. 만기는 1년이며 표면금리는 3.90%이었다. 삼성중공업이 사모채로 자금을 조달한 것은 1974년 창립 이후 사실상 처음이다.

이번 사모채 발행도 녹록치 않는 모습이다. 첫 사모채 발행액은 불과 600억원으로 그간 조달 이력과 비교하면 소액 조달로 볼 수 있다. 삼성중공업은 1998년 이후 1000억 원 단위 이상으로만 자금을 조달해왔다. 발행액이 600억 원에 못 미친 것은 20년 전인 1997년이 마지막이었다. 당시 9·10·11·12월 네 달 간 500억 원 규모의 공모채를 매달 발행했다. 그만큼 현재 회사가 자금 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증거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삼성중공업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공모 시장의 '빅 이슈어(Big Issuer)'로 통했다. 2015년 2월 신용등급 'AA'로 발행된 공모채는 수요예측에서 흥행하며 5000억 원을 단번에 조달했다. 당시 만기는 3년, 표면금리는 2.51%였다. 2009년과 2012년에도 각각 7000억 원, 1조2000억 원 규모의 공모채를 발행했다.

신용등급이 추락하면서 빅 이슈어로서의 지위도 사실상 사라졌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 4월 회사의 신용등급을 'BBB+'까지 낮췄다. 등급이 'AA0'였던 2015년과 비교하면 2년 사이 무려 5노치나 낮춘 셈이다. NICE신용평가도 같은 시기 'A-'로 낮췄으며 향후 전망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기업신용등급의 추가 하락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삼성중공업의 경우 유효등급이 BBB급까지 떨어졌을 뿐 아니라 등급의 추가 하락 위험도 적지 않다"며 "자금을 조달하기 녹록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조달 자금의 대부분은 차입금 상환에 쓰일 예정이다. 올 3월 말 별도 기준 총 차입금 규모는 4조4000억 원이다. 이 중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차입금만 2조6000억 원에 달한다. 2012년과 2015년 발행된 2000억 원, 5000억 원 규모의 공모채 만기도 오는 9월, 내년 2월로 각각 예정돼있어 자금 수요는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차입금 상환을 비롯한 자금 수요에 대비하기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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