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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콜마, 2세 승계 '정공법' 택했다 알짜 '에치엔지' 지분전량 매각, 증여세 확보+내부거래 논란 해소

김기정 기자공개 2017-08-21 07:53:58

이 기사는 2017년 08월 17일 15: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윤동한 한국콜마홀딩스 회장의 장남인 윤상현 사장이 승계를 위한 '정공법'을 택했다. 보유하고 있던 알짜 계열사 에치엔지 지분 11.4%를 전량 매각해 증여세를 확보하는 동시에 내부거래 논란도 해소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윤 사장은 최근 보유하고 있던 에치엔지 지분 11.4% 전부를 한국콜마홀딩스의 자회사인 콜마비앤에이치에 매각했다.

윤 사장은 에치엔지 지분 매각을 계속해 왔다. 2014년 말에는 지분율이 18.64%에 달했지만 2015년과 2016년 각각 15.64%와 11.14%로 크게 줄었다. 같은 기간 윤 회장의 장녀 윤여원 에치엔지 대표의 지분율은 41.36%에서 39.06%로 2%포인트 떨어진 데 그쳤다.

지분은 콜마비앤에이치가 모두 사들였다. 2014년 40%였던 지분율은 지난해 말 49.8%로 늘었다. 이번 지분 매입으로 콜마비엔에이치는 지분율이 61%에 달하는 확고한 1대 주주로 등극했다.

에치엔지


지분 매각은 증여세 확보를 위한 것이었다. 지난해 말 윤 회장은 한국콜마홀딩스 지분 41.18% 가운데 10%에 해당하는 167만 5000주를 윤 사장에게 상속했다. 윤 사장 지분율은 8.67%에서 18.67%로 단숨에 올라갔다.

물려받은 주식가치는 550억~600억 원에 달한다. 상속세·증여세법에 따르면 30억 원 이상의 상장 주식을 증여하면 증여세 50%가 부과된다. 윤 사장은 이번 거래로 200억 원이 넘는 증여세를 납부해야 한다. 윤 사장은 증여세를 5년에 걸쳐 1년에 50억 원씩 내기로 했고, 이번 연도 증여세는 전액 납부한 상태다.

에치엔지는 그룹 내 알짜 계열사로 꼽힌다. 한국콜마홀딩스의 손자회사인 에치엔지는 2004년 설립된 곳으로 화장품 제조 및 도소매, 의약품 제조 및 판매를 주요 사업으로 영위하고 있다.

에치엔지는 고속성장을 이어왔다. 2013년 545억 원이었던 매출은 해마다 불어 지난해 1583억 원으로 3년 만에 3배 가까이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10억 원에서 59억 원으로 6배 가까이 폭증했다.

성장세와 지분 구성을 미뤄보면 에치엔지가 승계의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점쳐졌다. 윤 회장 1인 체제가 확고한 한국콜마에서 윤 사장의 지배력은 미미했다. 한국콜마를 비롯한 핵심 계열사에 대한 지분율이 극히 낮았다. 에치엔지가 윤 사장의 지분율이 가장 높은 계열사였다.

아직도 윤 회장의 지배력이 확고하고 증여세 분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중장기적으로 계열사 가치를 높여갈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제기됐다. 그러나 윤 사장은 지분 전량 매각이라는 정공법을 택했다.

이번 매각으로 내부거래 논란 역시 잠재울 수 있게 됐다. 2015년 에치엔지가 계열사를 통해 벌어들인 규모는 398억 원으로 전체 매출의 33%를 차지했다. 지난해에도 그 비중(32%)은 비슷했다. 2세 비중이 높은 계열사에 일감을 몰아줘 기업 가치를 띄우고 이를 승계 지렛대로 활용하는 것이 아니냐는 일각의 주장은 한국콜마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콜마비엔에이치가 최대주주가 됨으로써 책임 경영을 할 수 있는 제반이 더 확고해졌다"며 "증여나 내부거래를 둘러싼 논란을 해소할 수 있도록 승계절차를 명확하게 마련하기 위한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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