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운용, 외형 키웠지만 실속 없었다 ①[자산운용사 경영분석/실적분석]MMF·채권형 의존도 심화
최필우 기자공개 2017-08-25 10:41:40
이 기사는 2017년 08월 22일 14: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유진자산운용은 올 상반기 펀드 운용자산을 대폭 늘렸지만 실속은 없었다. 저보수 상품인 머니마켓펀드(MMF)와 채권형펀드 위주로 외형이 커진 사이 상대적으로 보수가 높은 주식형펀드와 부동산펀드에서 자금이 빠져나가며 수익성이 악화됐다.22일 유진자산운용 영업보고서에 따르면 펀드 운용자산은 8조 2531억 원으로 올 상반기 동안 2조 3129억 원(39%) 증가했다. 반년 만에 작년 한 해 동안의 증가분 2조 525억 원을 넘어섰다. 일임계약고는 3711억 원으로 올 들어 824억 원 감소했다.
|
유진자산운용은 지난 2012년 조철희 대표 취임 이후 적극적인 외형 확대 전략을 취하고 있다. 과거 랜드마크자산운용에서 근무하던 시절 적립식 펀드 열풍에 일조하는 등 '영업통'으로 알려진 조 대표는 대표 취임 후에도 영업 일선에서 적극적일 세일즈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 대표는 유진자산운용을 리테일 채널에서도 경쟁력이 있는 운용사로 만들고 싶어 했지만 운용자산에서 기관과 법인 자금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개인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존재감 있는 상품 개발에 난항을 겪으면서 홀세일 영업에 치중한 것으로 보인다.
홀세일 영업이 중심을 이루면서 단기성 자금을 관리하는 MMF가 가장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였다. MMF 비중이 높은 단기금융집합투자기구(공사모 포함) 설정액은 지난 6월 말 기준 2조 3710억 원으로 상반기 동안 1조 1162억 원(89%) 늘어났다.
채권형펀드도 운용자산 증가에 한 몫 했다. 채권형펀드(공사모 포함)는 올 상반기 1조 132억 원(156%) 증가한 1조 6631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부터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업계 채권형펀드 수익률이 전반적으로 주춤한 가운데 단기채펀드 운용에서 두각을 나타낸 게 자금 모집에 주효했다. '유진챔피언단기채증권자투자신탁(채권)'은 상반기 동안 패밀리펀드 기준 1조 742억 원을 끌어 모았다.
이같이 유진자산운용은 올 상반기 큰 외형 성장을 이뤘지만 '속 빈 강정'이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운용자산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MMF와 채권형펀드 보수율은 각각 0,04%, 0.08%에 불과해 운용자산이 늘어난 것에 비해 수익성은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반면 보수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주식형(0.18%)과 부동산투자집합기구(0.6%) 설정액은 상반기 동안 각각 747억 원, 686억 원 감소했다.
일반 제조업체의 매출액에 해당하는 영업수익은 7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억 원(18%) 감소했다. 펀드 운용보수가 줄어든 게 영업수익 감소에 결정적이었다. 올 상반기 집합투자기구 운용보수는 64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억 원(22%) 줄었다.
당기순이익 역시 10억 원으로 전년 동기 26억 원에 비해 16억 원(62%) 줄어들었다. 작년 한 해 동안 올린 당기순이익(37억 원)과 비교하면 27%에 해당하는 수익 만을 올린 셈이다.
|
유진자산운용 관계자는 "단기채권형 펀드와 MMF 위주로 운용자산이 급증했지만 수익 기여도는 높지 않았던 게 사실"이라며 "보수가 높은 펀드 만기가 도래하거나 규모가 축소되면서 당기순이익이 급감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최필우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JB금융 김기홍 체제 3기]후계자 준비 본격화…계열사 CEO 인선 촉각
- [JB금융 김기홍 체제 3기]임추위 마음 사로잡은 '성장스토리 시즌2' 프리젠테이션
- [JB금융 김기홍 체제 3기]'속전속결' CEO 승계 완료, 대체불가 리더십 입증
- [우리금융 부정 대출 파장]조병규 행장 '피의자 전환', 자추위 롱리스트 영향은
- [신한금융 인사 풍향계]'전직 영업통' 신용정보 대표 취임, 자경위 관행 변화 기류
- [2024 이사회 평가]동원F&B, '사외이사 충원·위원회 신설' 급선무
- [2024 이사회 평가]이노션, '대표이사 의장' 체제로 독립성 한계
- [2024 이사회 평가]사조대림, 오너 일가 '주진우·주지홍' 중심 이사회 구성
- [신한금융 인사 풍향계]돌아가는 자경위 시계…정용기 전 부행장, 신용정보 대표로 복귀
- JB금융, '사외이사·CEO' 선임 규정 손질…지배구조 안정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