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7년 08월 23일 07: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화학(당시 LG생명과학)의 선택은 옳았다. 단지 판촉 파트너만 바꿨을 뿐인데 200억 원대 '제미글로(LG화학 개발 당뇨병치료제)'는 1년 만에 500억 원대 약물으로 재탄생했다. 올해는 700억 원 돌파도 가시권에 두고 있다.LG화학은 2016년 1월 제미글로 국내 공동 판매사를 기존 사노피코리아에서 대웅제약으로 변경했다.
결과론적 얘기지만 제미글로는 대웅제약과 파트너를 맺은 후 LG화학의 확실한 캐시카우로 성장했다.
제미글로는 대웅제약이 판매하기 시작한 지난해 1월 월처방액이 31억 원(UBIST 기준)에 불과했지만 올 5월에는 62억 원으로 껑충 뛰었다. 단순 계산시 연간 700억 원대 약물이 된 것이다. 2015년 처방액은 200억 원대였다.
사실 제미글로는 내수부터 집중해야하는 약이다. 글로벌이 대세인 시대에 역행하는 해석일 수 있지만 속사정을 알면 이해가 간다.
제미글로는 미국, 유럽 등 의약품 선진국 진출이 사실상 어렵다. 제미글로와 같은 계열인 DPP-4 억제제가 여럿 존재하기 때문이다. 제미글로는 경쟁자에 비해 처방 근거가 되는 '데이터'가 적어 후발주자로 시장에 참여해도 선택받지 못할 확률이 크다. 미국의 경우 심혈관계 안전성 데이터가 없어 허가 도전조차 하지 못한다.
LG화학의 국내 판촉 파트너사 변경은 제미글로를 내수부터 키운다는 선택과 집중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평가다. 사노피 한국 법인과의 결별은 사노피 본사와 맺은 수출 계약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사노피 본사는 러시아, 중동, 아프리카 등 79개국에서 제미글로 허가와 판매를 맡고 있다. 다만 2012년 수출 계약을 맺은 양사는 5년간 이렇다할 실적이 없다. LG화학과 사노피 본사 모두 적극적이지 않거나 시장성이 없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크다. 인도 등 소수 국가에서만 허가 절차가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을 종합할때 LG화학의 선택은 기막힌 한 수가 됐다. 수출보다는 내수에 집중(대웅제약으로 파트너 변경)한 결과 제미글로는 700억원 짜리 캐시카우로 탈바꿈했다. 700억 실제 처방 데이터는 향후 수출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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