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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타이어 M&A]채권단, '컨소 허용' 입장 바꾼 속내는박삼구 '우선매수' 전향적 기회 제공, 자금 모집 비관적 관측도

박상희 기자공개 2017-08-24 08:25:49

이 기사는 2017년 08월 23일 17: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산업은행 등 금호타이어 채권단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우선매수청구권을 폭넓게 허용키로 하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컨소시엄 구성은 절대 안된다던 강경한 입장에서 돌아서 계열사 동원은 물론 외부 전략적 투자자(SI) 유치를 사실상 허용하는 등 이전과 전혀 다른 태도를 보이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절차적 타당성을 보장해 향후 박 회장으로부터 매각 절차에 대한 이의 제기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일부에서는 컨소시엄 구성을 허용해도 박 회장이 인수 대금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속내가 깔려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산업은행은 금호아시아나그룹 주채권은행으로 내부 자금 사정을 훤히 꿰고 있다. 또 국책은행으로서 박 회장 자금 조달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23일 "컨소시엄에 그룹 계열사가 참여할 수 있지만 지원 여력에 한계가 있고, SI 유치도 녹록치 않을 것"이라며 "다만 박 회장이 어려움을 무릎쓰고 실탄을 마련한다면 금호타이어를 인수하는 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그룹 재건의 마지막 퍼즐로 불리는 금호타이어 인수 핵심 키는 우선매수청구권이다. 중국의 더블스타가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주식매매계약(SPA)까지 체결한 상황에서 박 회장의 우선매수청구권이 부활하기 위해서는 가격 재조정이 이뤄져야 한다. 금호타이어 실적 악화를 이유로 더블스타가 산업은행에 매각 가격 인하를 요구했지만 이를 수용할 것인지, 또 실제 인하 폭이 어느 정도가 될지 등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금호아시아나그룹도 공식적으로는 말을 아끼고 있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으로부터 우선매수청구권 부활과 컨소시엄 구성 허용에 관한 내용을 공식 통보 받은 게 없다는 입장이다.

우선매수청구권 부활의 선결 조건인 가격 재조정에 대한 결론이 명확하게 나오지 않은 상황이지만 채권단은 박 회장의 컨소시엄 구성을 폭넓게 허용한다는 방침을 이미 세워뒀다. 약정에 따르면 우선매수청구권은 박 회장과 장남인 박세창 사장 등 2인에게만 있다. 하지만 우선매수청구권 제3자 양도를 포함해 그룹 계열사는 물론 재무적투자자(FI), 전략적 투자자(FI) 등의 컨소시엄 참여를 모두 인정할 방침이다.

채권단은 이처럼 더블스타와의 가격 재조정이 이뤄지지 않았음에도 컨소시엄 허용 범위 등을 미리 공개했다. 박 회장 측에서는 우선매수청구권 부활에 대비한 시간을 벌게 됐다.

박 회장이 컨소시엄 구성을 위해서는 풀어야 할 여러 과제가 남아 있다. 주력 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은 부채비율이 높아 자금 지원이 제한될 것으로 보는 이들이 많다.

국내에서는 또 이미 금호산업 등을 되찾는 과정에서 적잖은 우군들을 끌어 들였다. 일부에서는 중국의 HNA그룹이 아시아나항공과 긴밀한 비즈니스 관계를 맺고 있는 상황이고, 금호타이어 중국 법인 등을 활용해 투자자를 유치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다만 매각 우선협상대상자가 중국업체인 더블스타라는 점이 부담이다.

결론적으로 계열사를 포함한 FI와 SI 참여를 폭넓게 허용하더라도 자금 조달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채권단이 컨소시엄을 허용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그럼에도 의문은 남는다. 컨소시엄을 허용해 박 회장이 자금을 구하지 못하는 것과 컨소시엄을 원천 차단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이전까지 채권단은 컨소시엄을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일부에서는 해외에 국내 기업을 매각하는 것에 대한 반대 여론이 큰 상황에서 더블스타가 가격 조정을 요청하자 채권단 분위기가 누그러졌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채권단 관계자는 "지금 중요한 포인트는 컨소시엄을 허용한 상황에서 박 회장이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 지 여부"라고 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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