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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 통상임금 파장] '1조 충당금 폭탄' 연구개발 차질 불똥‘어닝쇼크' 수준 영업적자 현실화, 미주시장 공략 등 타격

길진홍 기자공개 2017-08-31 13:45:54

이 기사는 2017년 08월 31일 11: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결국 올 것이 왔다. 기아자동차는 법원이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으로 인정해 달라는 노조 손을 들어주면서 대규모 충당금 반영이 불가피하게 됐다. 수조 원 규모 충당금 설정으로 인한 영업이익 적자가 예상된다. 장부상 충당금 인식에 따른 재무적 충격으로 연구개발 차질 등 경쟁력 저하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서울중앙지법은 31일 기아차 노조가 회사를 상대로 낸 통상임금 소송 1심 판결에서 "기아차 정기상여금과 중식비를 통상임금에 포함해야 한다"며 "노조 청구금액 중 원금과 이자 총 4000여 억 원을 인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법원이 이처럼 노조 손을 들어주면서 기아차는 대규모 충당금 설정이 불가피하게 됐다. 이번 소송은 기아차 노조 소송과 근로자 13명이 제기한 대표소송을 병합해 이뤄졌다. 대표소송 결과는 기아차 전체 근로자에게 영향을 미친다.

기아차는 당초 노조가 청구한 약 6900억 원의 청구금액이 받아들여질 경우 충당금이 약 3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노조가 요구한 상여금 등을 통상임금에 포함시키고 이에 따른 연장근로 등 각종 수당을 다시 계산해 미지급한 과거 임금을 소급해 지급할 경우를 가정해 산정한 수치다

법원 판결에서 금액이 줄었으나 1조 원가량의 출혈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해 기아차 연간 영업이익(1조 9470억 원)의 절반에 달하는 금액이다.

충당금 설정으로 올 영업이익이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도 커졌다. 순익감소로 현금흐름에도 빨간 불이 켜졌다. 현금흐름 악화는 유동성 고갈로 이어진다. 6월 말 현재 기아차의 현금성자산은 2조 5611억 원이다. 작년 말에 비해 약 5000억 원 감소했다.

당장 인건비 상승과 연구개발 차질로 인한 글로벌 경쟁력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기아차는 지난해 연구개발비로 1조 6400억 원(연결 합산)을 투입했다. 이는 전년대비 8.1% 불어난 수치다. 2014년 개발비가 1조 2600억 원에 그쳤으나 해마다 규모가 늘어났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1조 9400억 원으로 대부분을 연구개발에 쏟아 부었다.

대규모 충당금 설정에 따른 영업적자가 현실화될 경우 연구개발에 실탄 투입이 어렵게된다. 이는 제품 경쟁력 저하를 의미한다. 사드 악재로 인한 중국 시장 타격에 이어 미국과 유럽 등 글로벌 시장에서 밀리고 있는 가운데 추가 악재를 안게 됐다.

기아차는 특히 지난해 글로벌시장 중심인 미주지역 공략 등을 위해 지난해 멕시코 공장 등을 완공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보여 왔다. 미주와 신시장 개척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는 계획이었다. 어닝쇼크 수준의 영업적자를 예고하면서 동력 약화가 불가피하게 됐다.

국내에서 경쟁 완성차업계에 밀리고 있는 내수점유율을 회복 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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