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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올라도 전쟁은 여전히 두렵다

배장호 기자공개 2017-10-31 09:24:43

이 기사는 2017년 09월 19일 08: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야밤 미국 대도시 뒷골목에서 총 맞아 죽을 확률과 한반도에 전쟁이 발발해 사망할 확률 중 뭐가 더 높을까. 항공기 추락사고와 자동차 충돌사고 중 사망 확률이 높은 쪽은 어딜까. 굳이 정확한 통계자료를 확인하거나 검증 절차를 거치지 않더라도 정답 맞히기가 그리 어렵지 않다. 질문이 이미 정답을 예정하듯 하니 "그런가보다" 하면 될 일이다.

실제 미국의 연간 총기사고사망자 수는 인구 100만명당 30여명으로 교통사고 사망자 수와 비슷하다고 한다. 이는 인구 100만명당 0.1명인 일본의 300배, 100만명당 0.4명인 우리나라의 75배에 달한다. 여기에 총기 자살자 수까지 합치면 연간 3만명이 넘는다고 하는데, 이는 이라크전쟁 사망자 수와 엇비슷하고 아프가니스탄 전쟁 사망자 수의 2배를 넘는 수치다.

항공안전네트워크(Aviation Safety Network)란 기관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1942년부터 2015년 기간 중 전세계 항공기 사고 사망자 수가 가장 많았던 때는 1972년으로, 2373명에 달했다. 조사기간 중 연간 사망자수가 2000명이 넘은 해는 1972년과 이듬해인 1973년, 그리고 1985년 등 단 3개년 뿐이었다. 반면 전세계 자동차사고 사망자 수는 연간 100만명을 훌쩍 상회했는데, 세계보건기구(WHO)의 2015년 발표 자료에 따르면 연간 125만명 수준에 달했다. 그나마 최근 교통안전 법규 강화와 도로 개선 등으로 사망자 수가 안정화 되고 있는 수준이란다.

자 그러면 한국이 미국보다 안전한가 하면 꼭 그렇지도 않다. 지금 전세계에서 전쟁 발발 가능성이 가장 큰 지역이 한반도임을 부정할 사람은 없다. 2007년부터 2011년까지 5년간 한국의 자살자 수는 7만2000여 명으로 앞서 언급한 이라크전쟁 사망자 수보다도 2배가 더 많다. 자살이 삶의 불안과 모종의 인과관계선상에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총기 소지가 불법인 한국이 치안상태가 좋다고 반드시 안전한 나라라고 할 수만은 없을 것 같다.

안전 문제가 투자에 미치는 영향을 어떻게 볼 것인가. 분명 물리적으로 안전하지 못한 지역의 자산에 투자할 땐 신중해질 수 밖에 없을게다. 최근 몇달 사이 한국시장에 대한 외국 투자자들의 가장 큰 관심은 "과연 전쟁이 날 것인가" 하는 것이다. 정작 당사자인 우리는 마냥 태연한데, 외국에서 바라보는 한반도는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으로 비쳐짐에 틀림없다.

아이러니컬하게도 한반도 긴장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는 최근 10개월동안 코스피지수는 20% 넘게 올랐다. 최근 몇년 새 가장 가파른 상승세다. 전쟁 가능성이 지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변수임에도 불구하고 코스피 지수가 이 정도로 올랐다고 한다면, 한반도 전쟁 가능성이 실제론 높지 않다 해석해도 되는 것일까. 현상과 현상에 대한 해석론은 때때로 우리를 더 혼란스럽게 하기도 한다.

최근 코스피 지수 흐름에 영향을 미친 변수가 전쟁 가능성만은 아니었을 게다.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근 10년 여간 지속돼 온 초저금리 기조와 이로 인해 넘치는 유동성은 지수를 포함한 온갖 자산들의 가치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고, 그 영향이 최근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 1년여 정도는 주식시장도 달콤한 허니문을 으레 즐기는 법이라는 식으로 의미 부여할 여지도 있다.

그렇다고 다들 전쟁 걱정 안해도 될 상황이라고 여긴다면 큰 일이다. 전쟁의 발화점 근저에 위치한 인물들은 예측 불허 일색이다. 물론 실제 전쟁이 난다한들 달리 뾰족한 생존 대책이 있을 것 같지도 않지만, 그렇기 때문에라도 실제하는 위험을 회피하고 스스로 위안을 얻는 일들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

일단 터지기만 하면 대형참사가 되는 항공기 사고의 속성을 애써 외면한 채, 자동차 사고 사망자가 1000배가 많으니 항공기가 1000배 더 안전하다며 태연해 할 수만은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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