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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로템, 'K2 전차 양산' 양날의 검 [방산업 리포트]3년새 매출 2배, '변속기 결함' 지체상금 1000억 누적

심희진 기자공개 2017-10-12 08:40:05

이 기사는 2017년 09월 29일 14: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로템 방산부문이 K2 전차 1차 양산에 힘입어 3년 만에 외형을 2배 이상 불렸다. 다만 S&T중공업의 변속기 결함 문제로 2차 양산이 9개월가량 지연되면서 1000억 원가량의 지체상금이 쌓였다는 점은 부담이다. 내년 1월 변속기 업체가 바뀌지 않을 경우 손실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크다. 자칫 K2 전차가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철도차량 전문업체였던 현대로템이 변곡점을 맞이한 건 2002년이다. 그 해 현대로템은 현대모비스로부터 방위사업을 포괄 양수하며 방산업계에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이후 2004년 현대모비스의 우주사업을 추가로 넘겨받으며 방산부문을 키웠다. 2002년 2048억 원이던 방산부문의 매출액은 2005~2007년 3000억 대로 올라섰다.

방산부문은 2008년 터키 정부로부터 K2 전차 기술이전 계약을 따내면서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현대로템 상징과도 같은 K2 전차는 1500마력의 디젤엔진을 장착해 포장도로에서 70㎞/h, 야지에선 50㎞/h까지 주행할 수 있다. 수심 4.1m까지 잠수하는 것도 가능하다. K2 전차에 탑재된 4세대 사격통제 장치는 목표 탐지 및 자동 조준 기능을 동시에 갖췄다. 탄약수를 별도로 배치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혁신 제품으로 평가받는다.

해외 기술이전 계약과 더불어 K2 전차 양산이 본격화되면서 방산 부문의 외형은 더욱 커졌다. 현대로템은 2014년 방위사업청과 계약을 맺고 2015년까지 K2 전차 100대를 전방에 배치했다. 그 결과 2013년 전만 해도 4000억 원 안팎이었던 매출액은 이듬해 7500억 원으로 3000억 원가량 증가했다. 방산부문 매출액이 7000억 원대를 돌파한 건 설립 이래 처음으로 K2가 수익창출원 역할을 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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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방산부문 외형 확대를 이끈 K2 전차가 잠재 손실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말 예정돼 있던 K2 전차 2차 납품 일정이 변속기 결함 문제로 무기한 연기되면서 매일 수억 원의 지체상금이 쌓이고 있다. 현재까지 현대로템이 부담해야 하는 K2 전차에 대한 지체상금은 약 1000억 원이다.

현대로템은 2014년 말 방위사업청와 계약을 맺고 2019년까지 K2 전차 106대를 추가로 납품하기로 했다. 방위사업청이 지정한 두산인프라코어와 S&T중공업이 각각 엔진과 변속기를 제작해 현대로템에 납품하면 현대로템이 최종 조립을 맡는 구조였다.

사업에 차질이 빚어진 건 핵심 부품 중 하나인 변속기에서 결함이 발생하면서부터다. 지난해 1월부터 1년 여간 총 6차례 진행된 성능시험에서 S&T중공업이 제작한 변속기는 단 한 차례도 통과하지 못했다. 이로 인해 현대로템 창원공장에는 변속기 없는 K2 전차 몸체 50여 대가 방치돼 있고 협력사 119곳에는 1000억여 원에 달하는 재고 물량이 쌓여있는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K2 전차 2차 양산이 계획대로 추진됐다면 지금까지 총 30여 대가 전력화됐을 것"이라며 "변속기 문제로 9개월 이상 손실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현대로템으로서는 억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내년 1월 열리는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서 독일산 변속기 도입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2차 양산은 불가능해질 확률이 높다. 현재 대안으로 검토 중인 독일업체 MTU의 변속기는 앞서 K2 1차 양산 때 사용된 부품이다. 이미 검증이 완료됐기 때문에 해당 변속기 도입이 확정될 경우 2차 양산 일정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현대로템이 부담하게 되는 지체상금도 현저히 줄어들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방위사업청과 계약한 당사자가 현대로템이기 때문에 지체상금이 계속 쌓이는 건 어쩔 수 없다"며 "하지만 방위사업청이 관련 내용을 정확히 알고 있는 만큼 현대로템에 불합리한 부담을 안기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S&T중공업을 납품 업체로 선정한 장본인이 방위사업청이고, 변속기를 제외한 부품에 결함이 없다는 점 등이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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