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LG계열 레드캡투어, 렌터카 의존도 심화 [격변기 여행업]①범한렌터카 합병 후 사업 확장, 전체 매출 84% 견인
김기정 기자공개 2017-10-12 08:39:28
[편집자주]
올해 우리나라 해외여행객수는 역대 최대치인 2600만 명으로 예상된다. 여가를 중시하는 문화가 확산되며 여행 산업은 팽창을 거듭하고 있다. 그러나 여행업은 특성상 대내외변수에 취약하다. 파고를 넘기 위해 국내 여행사들은 다각화와 재무활동에 기초한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격변의 시기를 보내고 있는 여행업계 현주소를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17년 09월 29일 14: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범LG계열인 레드캡투어의 렌터카 사업 비중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10년 전 60%대에서 현재는 80%를 웃돌고 있다. 사세 확장을 주도한 사업 역시 렌터카다.B2B 비중이 높은 여타 대기업계열사와 마찬가지로 레드캡투어의 여행사업 성장세는 더딘 편이다. 레드캡투어는 판토스(옛 범한판토스)와 뿌리가 같다. 판토스 자회사 범한렌터카를 합병한 후 사업을 크게 확장했다.
레드캡투어는 세중(삼성)과 현대드림투어(현대)처럼 대기업에 뿌리를 둔 여행사다. 이들 여행사와 마찬가지로 출장 등 상용여행(B2B)을 비롯해 범 계열사에서 창출되는 거래 비중이 막대하다. 현재 B2B와 B2C의 매출 비중은 7대 3이다.
모태는 LG그룹 창업자 구 고인회 회장의 조카 고 구자헌 회장이 1977년 설립한 범한흥산이다. 1992년 범한흥산은 범한종합물류와 범한여행으로 분리됐다. 각각 현재의 판토스와 레드캡투어가 됐다. 범한여행은 1998년 레드캡이라는 여행 브랜드를 출시했고, 2006년 코스닥 상장사 미디어솔루션의 경영권을 인수했다. 이듬해 미디어솔루션과 합병해 코스닥시장에 우회 상장하고 사명을 레드캡투어로 변경했다.
판토스와의 지분관계가 오랜 기간 유지됐다. 2007년 판토스는 33.18%를 보유하고 있었다. 범한흥산 창업주 고 구자헌 회장의 아들인 구본호 전 판토스 부사장은 22.32%를 가지고 있었다. 신주인수권부사채(BW)와 장내매입 등으로 이 둘은 2년 만에 지분율을 각각 38.88%, 27.91%로 높인다.
구 전 부사장은 2014년 10%포인트 넘게 추가 확보하며 지분율을 38.39%로 높였다. 다음해 최대주주였던 판토스는 지분 전량 중 거의 모두를 조원희 전 범한판토스 회장이자 현 레드캡투어 회장에게 넘기고 지분율이 0%가 됐다. 조 회장은 구 전 부사장의 모친이다. 구 전부사장은 회사에 적이 없다.
대규모 지분 거래가 일어났던 당시 LG상사는 판토스 인수를 추진하고 있었다. 조 회장 모자가 레드캡투어까지는 넘기지 않기 위해 단행한 조치로 보인다. 이후 구 전 부사장(38.39%)과 조 회장(35.97%)의 지분 변화는 없다.
레드캡투어의 가장 큰 특징은 대기업계열 및 종합여행사와 다르게 렌터카사업이 주축이라는 점이다. 2004년 범한렌터카를 합병하며 본격적으로 사업을 키웠다. 범한렌터카는 2000년 판토스가 출자한 자회사다.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한 법인대상 장기 대여 위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지난 6월 말 기준 렌트업체 차량 등록 대수 기준 업계 6위다. 롯데렌탈(24.9%), SK네트웍스(11.6%), AJ렌터카(11.1%), 현대캐피탈(8.3%), 제이비우리캐피탈(3.2%), 레드캡투어(3.1%) 순이다.
렌터카 사업 의존도는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2008년 전체 매출액(783억 원)에서 렌터카 매출(518억 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66%였다. 이듬해 78%로 그 비중이 크게 증가한 이후 2012년까지는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2013년 80%를 넘어갔고 지난해에는 84%까지 확대됐다.
사세 확장을 주도한 게 렌터카 사업이다. 2008년 518억 원이었던 이 부문 매출액은 지난해 1957억 원으로 278% 폭증했다. 같은 기간 여행 부문 매출액은 265억 원에서 382억 원으로 44% 증가하는 데 그쳤다. 세중(273억 원), 롯데JTB(263억 원) 등 비슷한 성격의 B2B 전문여행사 중에서는 가장 외형이 크다. 영역 확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들 대기업계열 여행사들은 종합여행사보다 성장세가 더딘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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