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7년 10월 11일 15: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위원회의 외부 민간자문단인 금융행정혁신위원회(이하 금융혁신위)가 금융권의 최고경영자(CEO) 추천·선임과정이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CEO 추천·선임 과정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이고 제왕적 CEO를 막기 위해 금융당국의 개입이 필요하다는 게 금융혁신위의 판단이다.

다만 금융당국이 CEO 인사에 개입하기 위해선 우선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요구했다. 특히 금융감독원의 채용비리 등 최근 반복되는 인사 문제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내부 쇄신방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윤석헌 금융혁신위 위원장(서울대 경영대 객원교수)은 1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일부 금융회사의 경우 CEO 추천 및 선임 과정이 투명하지 않다"며 "이를 개선하기 위한 제도와 장치를 마련할 것을 권고하는 수준의 정부 개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민간 금융회사의 인사문제에 정부가 개입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지만 공공성을 지닌 금융기관의 경우 투명성과 공정성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개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윤 위원장은 "민간 금융회사에 대해선 관치금융 이슈가 있으므로 금융당국이 개입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며 "그러나 때에 따라서 '제왕적 CEO'나 '참호구축'과 같은 표현이 있는데 이를 막을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예컨대 지배구조와 관련해 CEO 후보추천위원회가 독립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정관 또는 내규를 바꾼다거나 금융위가 모범규준을 제시하는 수준의 개입은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윤 위원장의 이 같은 권고는 최근 금감원은 물론 금융권 전반에서 제기된 인사의 투명성과 공정성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다. 실제로 금감원은 채용비리 문제로 최근 감사원의 지적을 받았고 금융공기업 및 민간 금융회사의 낙하산 인사 문제도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그는 "최근 언론에서 지적돼 온 사례처럼 인사 절차상 투명성이 부족한 경우가 매우 많았다"며 "금융당국과 금융회사, 금융공기업 모두 해당하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금융공기업의 경우 CEO 후보추천위원회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강화하기 보다는 자격요건 등을 구체화 시켜야 한다는 지적이다.

윤 위원장은 "산업은행 등 금융공기업은 민간 금융회사와 성격이 다르지만, 인사 과정에 문제가 있다"며 "후보추천위원회의 투명성 보다는 자격요건을 구체적으로 거론하는 모범규준을 (제시하는 권고안을)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금융당국이 금융회사 인사에 개입하기 위해선 먼저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요구했다. 특히 금융위에 금감원 인사의 투명성·공정성을 확실히 담보하고 직원의 윤리의식을 제고할 수 있는 실질적인 방안을 마련해 시행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윤 위원장은 "금융권 인사는 금융당국이 모범을 보여야 한다"며 "금감원의 채용비리의 경우 내부 쇄신방안에 대해 검토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금감원 채용비리는) 보스(금감원장)가 막았어야 한다"며 "권고안이 제대로 작동되기 위해선 보스가 잘 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