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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지 않는 '낙하산·관피아' 악몽 [거래소 이사장 공모 논란]내부인사 외면, 내정설 파다…공정성 등 기대감 수포, 조직 분위기 '침통'

김시목 기자공개 2017-10-18 15:59:00

이 기사는 2017년 10월 16일 17: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거래소(KRX)가 제6대 이사장 공모 문제로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매번 반복된 낙하산·관피아(관료+마피아) 인사 논란이 재차 불거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기대를 모았던 조직 내부 승진인사는 철저히 배제됐고 낙하산 인사로 평가되는 관료 출신 후보가 유력한 내정자로 꼽히고 있다.

거래소 내부 임직원들의 분위기는 상당히 침통한 것으로 전해진다. 문재인 정부가 공정성, 투명성을 강조해온 만큼 공모에 대한 기대감이 상당했지만 수포로 돌아간 탓이다. 거래소 노조는 성명을 내는 등 반발하고 있지만 내부 의견이 쉽사리 반영되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정지원 사장 내정설 파다…내부인사 철저 외면

한국거래소 이사후보추천위원회(추천위)는 최근 이사장 후보를 정지원 한국증권금융 사장과 최방길 전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대표로 압축했다. 거래소 추천위는 오는 24일 면접을 거쳐 최종 후보를 선출할 예정이다. 오는 28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이사장을 선임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업계는 외형상 2파전 양상이지만 낙하산 인사로 거론되는 정 사장이 사실상 내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느닷없이 연장된 서류접수 기간에 참여한 점, 유력 후보로 거론된 인사(김광수 전 금융정보분석원장, 김성진 전 조달청장)를 제치고 마지막까지 생존한 점에서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을 비롯 다수의 정부 핵심 경제인사들이 측근에 있는 점도 개연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거래소 본사가 위치한 부산 출산인 부분도 가점을 받았을 것으로 점쳐진다. 앞선 유력 후보들이 다수 전라도 출신인 반면 이들 중 경상 및 부산 인사는 정 사장이 유일했다.

최 전 사장의 경우 일부 학맥을 고려한다고 해도 정 사장 대비 중량감이나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특히 강원도 강릉 출신으로 한국증권거래소(한국거래소 전신)에서 직장 생활을 시작했지만 재직기간이 짧고 조흥은행 부행장 등 은행권 경험이 주를 이룬 점 역시 감점 요인이다.

IB 관계자는 "면접 대상자를 둘로 둔 것은 형식적일 뿐 사실상 정 전 사장이 무혈입성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며 "하지만 정 전 사장으로 정해질 경우 현재 불거지고 있는 낙하산 및 관피아 논란은 점차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상당기간 진통을 겪을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 낙하산·관피아 논란 확대...사내 분위기 '우울'

업계에서는 이번 이사장 공모에서 기대됐던 절차상의 공정성, 투명성이 오히려 훼손됐다는 비판이 지속 제기되고 있다. 추천위는 명분없는 서류접수 기간 연장이나 후보자 일부 공개 등 선뜻 납득하기 힘든 행보를 보인 탓이다. 낙하산, 관피아 논란이 이번에 더욱 정교하고 치밀했다는 분석이다.

실제 정 사장은 대표적인 낙하산·관피아 인사로 꼽히고 있다. 행시 출신으로 오랜 기간 금융위원회에서 몸담아 기업재무개선정책관, 금융서비스국장, 상임위원 등을 역임하다 지난 2015년 거래소 자회사인 한국증권금융 사장에 취임했다. 당시에도 관피아 딱지가 붙기도 했다.

이로 인해 거래소 내부 분위기는 침통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재준 코스닥시장위원장 등 내부 인사들은 모두 배제되면서 분위기는 '혹시나'에서 '역시나'로 뒤바뀌었다. 거래소 노조에서 공모 절차에 문제를 제기하고 성명을 내는 등 반대입장을 분명하기 하고 있지만 녹록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거래소 관계자는 "늘상 반복되긴 했지만 이사장 공모 시기가 되면 내부 승진이 이뤄질 수도 있다는 기대감을 가진다"며 "특히 문재인 정부에서 공정한 사회를 화두로 제시하면서 이 같은 바람은 더욱 컸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결과가 이리 나오니 아예 귀를 닫게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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