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7년 10월 20일 17: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산업은행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회장의 금호타이어 입찰을 원천 차단하면서 새로운 투자자와 협상 기회가 한층 더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 입찰에 참여했던 전략적투자자(SI)나 국내 기업들이 전격적으로 인수 의사를 타진할 가능성도 있지만 우선 금호타이어 유동성 개선을 위해 재무적투자자(FI)를 통한 신주 투자 유치가 유력하게 거론된다.20일 산업은행은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회장의 금호타이어 입찰을 전면 금지하기로 했다.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조만간 이 같은 내용을 결의한 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그간 시장에 남아있던 우려가 해소되면서 금호타이어의 투자 유치도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협상이 구체화되려면 현재 진행하고 있는 금호타이어 실사가 마무리돼야 가능할 것으로 보이지만 벌써부터 투자은행(IB)업계는 인수 구조를 구상해 채권단과 접촉에 나서고 있다.
우선 가장 유력하게 언급되는 방식은 신주발행을 통한 유상증자다. 현재 금호타이어가 짊어진 차입금이 과중하고 중국법인 등 처리가 불확실한 상태라 자금 수혈에 따른 유동성 개선이 시급하다. 기존주주인 채권단이 아니라 회사로 새 자금이 들어가기 때문에 금호타이어를 살린다는 명분도 충족한다.
현재 금호타이어의 유동성 개선에 필요한 자금은 어림잡아 4000억~5000억 원 규모다. 국내 채권에 대한 만기 연장은 자율협약을 통해 해결됐기 때문에 해외 채권이나 중국 법인의 부채 등을 어느정도 해소할 수 있는 금액으로 분석된다.
만약 사모투자펀드(PEF)서 2000억~3000억 규모로 투자유치를 한다고 가정하면 해당 PEF가 2대주주로 올라서고 채권단 지분은 희석된다. 현재 금호타이어 채권단 보유 지분은 42.01%며 시가총액은 전날 기준 9685억 원 수준이다.
PEF가 더 높은 지분율을 원할 수 있지만 설사 2대주주로 있더라도 최고재무책임자(CFO)선임권을 얻거나 이사회 의결권 등 요구를 통해 경영 정상화에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은 많다.
특히 금호타이어에서 가장 골칫거리인 중국사업을 정리하고 다른 해외사업을 확장한다면 '업사이드'를 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차입금 상환과 경영정상화가 이뤄지면 국내외 기업 등 전략적투자자에게 팔거나 시장에서 일부 물량을 해소하는 등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는 밑그림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이미 채권단 주도의 경영방식과 매각은 한차례 실패한 경험이 있다"며 "당장 전략적투자자가 인수하기는 부담되는 상태이기 때문에 먼저 시장 친화적인 방식으로 구조조정이 이뤄진다면 금호타이어에 향후 충분한 업사이드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한편 금호타이어 투자 가능성이 있는 PEF로는 국내 대형 운용사가 거론된다. 아직은 해외 투자자에게 매각이 실패한 사례가 있어 국내 정서상 해외 투자자 유치가 쉽지 않을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산업은행은 박삼구 회장의 입찰 참여를 금지한 만큼, 과거 한번이라도 박삼구 회장과 투자를 진행했거나 향후 연계성을 남길만한 운용사는 배제하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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