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레이, '통큰 투자' 빛 볼까 2020년까지 1조 투자, 신사업·알짜 계열사 집중
김병윤 기자공개 2017-10-27 08:24:34
이 기사는 2017년 10월 26일 14시2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일본 도레이가 한국시장에 1조 원에 달하는 통 큰 투자를 단행한다. 막대한 자금을 쏟는 것은 실적이 좋은 계열사에 집중해 수익성을 제고하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또 화학사들의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는 소재 분야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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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카쿠 아키히로 일본 도레이 사장과 이영관 한국도레이 대표(회장)는 지난 19일 간담회를 열고 도레이첨단소재(2150억 원)·도레이BSF코리아(TBSK, 4000억 원)·도레이BSF코팅코리아(TBCK, 1500억 원)·스템코(2350억 원) 등에 총 1조 원을 투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닛카쿠 아키히로 사장은 지난해 7월 도레이 군산공장 준공식에 참가한 후 약 1년 3개월 만에 국내의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발표된 계획에서 눈에 띄는 점은 비주력 계열사에 대한 투자다. 먼저 국내 계열사 중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반도체부품 제조업체인 스템코에는 1조 원 중 두 번째로 많은 2350억 원이 들어간다. 지난해 회계연도(2016년 4월~2017년 3월) 말 기준 스템코의 총자산은 1930억 원이다. 전체 자산보다 큰 규모의 자금이 투입되는 셈이다.
스템코에 투자하는 것은 알짜 계열사를 키워 수익성을 제고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스템코은 과거 적자를 기록하는 등 낮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2013년 이후 실적은 크게 개선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도레이 내부 거래에서 쏠쏠하게 기여하며 막강한 시너지를 보이고 있는 점도 투자 유인을 높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회계연도(2016년 4월~2017년 3월)에서 도레이첨단소재는 스템코를 상대로 354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도레이첨단소재가 특수관계자로부터 올린 매출액(3821억 원) 중 9.3% 비중이다. 40개에 달하는 글로벌 계열사 가운데 네 번째로 높은 수치다.
스템코 관계자는 "양면 COF(chip on film)를 2014년부터 생산하면서 실적이 개선됐다"며 "이번 투자금액은 연구개발(R&D)과 증설 등에 투입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템코는 현재 충북 오창에 생산공장 1개를 운영 중이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스템코는 주력인 COF 부문에서 LG이노텍 등과 경쟁을 벌이고 있다"며 "알짜 사업부문에서 뒤쳐지지 않기 위한 투자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투자액 1조 원 중 절반 이상이 비교적 최근 생긴 TBSK와 TBCK에 투입된다. 두 회사 모두 일본 도레이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유한회사다. TBSK는 2008년 설립됐다. 2차전지에 쓰이는 분리막을 생산하고 있다. 현재 구미에 공장 한 개를 보유하고 있다. TBCK는 2015년 세워졌다. 분리막 코팅 가공제품을 만들고 있다. LG화학 오창사업장 내 생산설비를 갖췄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비교적 업력이 짧은 TBSK와 TBCK에 5000억 원 이상을 투자하는 것은 사업의 무게중심을 점차 신규 분야로 옮기는 포석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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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국내 사업의 주력이라고 볼 수 있는 도레이케미칼은 투자 명단에서 빠졌다. 지난해 회계연도(2016년 4월~2017년 3월) 말 기준 도레이케미칼의 개별 총자산과 매출액은 각각 6976억 원, 7003억 원이다. 국내 법인 중에서는 도레이첨단소재에 이어 두 번째 규모다.
도레이케미칼이 투자 명단에서 제외된 것은 경쟁사 대비 낮은 가동률 때문에 증설 등의 필요성이 떨어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도레이케미칼의 주력은 폴리에스터 단섬유(PSF)와 폴리에스터 장섬유(PF) 등이다. 매출의 80% 가까이 차지하고 있다. 해당 분야의 대표적인 경쟁사는 효성·휴비스·TK케미칼 등이다. 3개사 모두 도레이케미칼 대비 높은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많은 생산량에도 불구하고 효성과 티케이케미칼 경우 연간 가동률이 100%에 가깝다. 휴비스는 83.5% 정도다. 80% 수준인 도레이케미칼 대비 높은 수치다.
낮은 수익률 역시 투자 유인을 낮췄다는 평가도 나온다. 지난해 도레이케미칼의 영업이익률은 3.2%다.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는 도레이첨단소재와 스템코 대비 낮은 수익성이다.
도레이케미칼 관계자는 "대규모 투자를 통해 계열사 간 시너지를 공고히 하고 경쟁력을 제고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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