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7년 10월 31일 14: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부동산이나 항공기, 인프라 등 실물자산에 투자하는 대체투자 펀드 시장이 팽창하고 있다. 일반 주식형 펀드 대비 안전한 투자처라는 인식 때문에 연기금들의 수요가 크게 증가했는 분석이다. 대규모 자금을 유치하기 위한 자산운용사들의 각축전도 치열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 10월 말 기준 국내 설정된 부동산·특별자산 펀드 순자산 규모는 총 116조57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펀드가 61조3400억 원, 각종 인프라 등에 투자하는 특별자산 펀드가 55조2300억 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2012년 10월 말 약 40조 원이었던 펀드 규모는 이후부터 매년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최근 2년간 순자산 규모가 43조 원 넘게 커져 증가율이 59%에 달했다. 같은 기간 일반 주식형 펀드가 168조 원에서 199조 원으로 약 18% 성장한 것과 비교해 성장률이 가팔랐다.


대체투자 펀드 규모가 급격한 성장세를 구가한 것은 '큰손'인 연기금과 보험사들의 투자가 늘었기 때문이다. 특히 국민연금의 올 8월 기준 대체투자 규모는 총 63조4000억 원으로 5년 전인 2012년 말 33조 원 대비 두배 가량 증가했다. 해외대체 투자 규모가 14조7000억 원에서 41조600억 원으로 크게 늘었다.

연기금들이 대체자산 투자를 늘리는 것은 정기적인 배당 소득이 확정되어 있어 안정성이 확보되기 때문이다. 실물에 투자하기 때문에 향후 해당 자산을 되팔아 추가 수익 기회를 엿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최근 몇년 사이 전세계 주요 도시 오피스 빌딩 가격이 꾸준한 오름세를 보여 해외 부동산 쇼핑에 나서는 기관들이 늘었다"면서 "배당은 물론 부동산 가치가 올라 추가 수익까지 얻은 사례가 많아지며 앞다퉈 투자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한번에 많게는 수천억 원씩 통크게 투자하는 기관들을 잡기 위해 자산운용사들도 빠르게 뛰고 있다. 지난 2010년 설립된 이지스자산운용은 6~7년여만에 부동산 펀드 순자산이 8조9000억 원을 넘어서며 이 부문에서 업계 최대 하우스가 됐다.

국내 설정되는 인프라 펀드 종류도 다양해지는 추세다. 항공기나 유전 등 전통적인 특별자산 펀드에서 벗어나 해외 고속철도, 태양광 발전소 등에 투자하는 펀드도 등장했다. 산업은행, 국민연금 등 정책성 자금과 합작하는 경우가 많은 KDB인프라자산운용이 이분야에서 8조1800억 원으로 가장 큰 규모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연기금이 직접 해외 대체투자 자산을 발굴해 투자하는 사례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자산운용사나 증권사들이 좋은 투자처를 찾아 조건을 제시하는 경우도 늘었다"면서 "특히 운용사들은 인프라운용본부, 대체자산운용본부 같은 별도 조직을 속속 신설하는 등 경쟁이 치열해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