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7년 11월 03일 08시2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요즘 들어 특히 조용한 국내 사모투자 시장에서 유암코(연합자산관리)만 유독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유암코는 페이퍼코리아와 고성조선해양을 인수한 데 이어, 최근엔 STX엔진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본계약 체결을 위한 상세실사를 진행하고 있다. 거래가격 1000억 원 내외의 굵직한 딜 외에도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간 JMC중공업, 성우엔지니어링 등을 수백억 원에 인수하는 등 소규모 딜들도 끊임없이 검토하고 있다.유암코 기업구조조정(CR)부문 운용자산(AUM)은 1조 원을 넘어섰고, 추가로 진행 중인 딜들을 마무리하면 2018년 AUM은 1조 5000억 원에 달할 전망이다. 8월 말 기준 금융감독원에 등록된 유암코의 펀드는 총 14개, 작년 3월 기업구조조정 투자자 육성 방안이 논의된 이래 민간 GP와 공동으로 설립한 PEF는 5개다. 이는 금융위원회가 2015년 9월 기업구조조정 전문회사를 신설하는 대신 유암코의 기능을 확대 개편한다고 밝힌 지 2년만의 성과다.
하지만 이같은 활발한 외형확장에도 불구하고 유암코가 은행 주도의 기업 구조조정이 아닌 시장 주도의 구조조정 환경을 만들고 있는가에 대한 아쉬움은 여전하다. 유암코의 투자는 아직도 민간 LP들의 자금을 모집해 만든 진짜 PEF를 통해서라기 보단 자기자본투자(PI)에 가깝다. 민간 GP와 설립한 PEF 역시 일반적인 코 지피(Co-GP) PEF와는 달리 대부분의 자금을 유암코가 부담하고, 신생에 가까운 민간 GP는 딜 소싱이나 운용만을 담당하는 구조다.
물론 유암코 기업구조조정본부가 설립된 초기만 해도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었다. 구조조정 투자는 고위험으로 인식되는데다 유암코의 트렉레코드도 없었기 때문에, 민간 LP를 찾는 일은 어려웠다. 기대수익률이 낮아 기업 구조조정 매물에 관심 있는 국내 주요 GP도 없어 이들과의 협업도 불가했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소규모긴 하지만 상신종합식품 같은 엑시트 사례가 나왔고, 일반 기업들의 밸류에이션이 높아지면서 구조조정 기업에 투자를 나선 GP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구조조정 딜엔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유암코가 언제까지 몸집만 불릴 수는 없는 노릇이다. 유암코 내부적으로도 기업구조조정본부 AUM이 이미 목표치에 도달한 만큼 민간 LP를 통한 펀드레이징과 주요 GP와의 협업 등에 대한 논의를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꼭 필요한 논의다. 부실채권(NPL) 투자에서 구조조정 투자로 외형을 넓히는 데 성공한 유암코가 이젠 정말 '시장형' 구조조정을 고민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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