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7년 11월 14일 08시2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집과 의지는 실은 관점이나 이데올로기 차이에 불과하다. 같은 생각을 가진 이들이 '불굴의 의지'로 추켜세울 만한 일이 다른 관점을 가진 자들에겐 그저 '생고집'일 뿐이다.국민연금이 근 1년 여 공백을 뒤로하고 새 이사장을 맞았다. 김성주 신임 이사장은 정치인 출신으로, 공단 본사와 기금운용본부의 새 보금자리로 자리잡은 전주 지역 인사이기도 하다.
김 이사장이 국민연금과 인연을 맺은 건 비교적 최근인 2012년. 이전까지 전주 지역 정치인에 머물러 있던 그가 19대 국회의원으로 선출되면서 처음 맡게 된 위원회가 바로 보건복지위로, 국민연금이 이 위원회 소관이다.
그의 의정 활동을 살펴보면 국민연금과 연관된 것이 유독 두드러진다. 의정 활동 첫해에 국민연금에 대한 국가의 지급보장의무를 명문화하는 내용을 주요골자로 하는 국민연금 개정법안을 대표 발의했다. 2015년엔 '제19대 국회 공적연금 강화와 노후빈곤 해소를 위한 특별위원회' 간사를 맡았다. 직접적인 건 아니지만, 2014년 12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제19대 국회 공무원연금개혁 특별위원회' 위원장까지 역임했다. 국민연금을 포함해 고갈 문제에 놓인 공적연금들에 유독 관심을 갖고, 의정 활동의 주요 어젠더로 삼았던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는 또한 국민연금을 둘러싼 여러 논란의 한 가운데에 스스로 뛰어든 인물이기도 하다. 많은 이들의 우려에도 불구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의 전주 이전을 관철하는데 가장 큰 역할을 한 인사라는 데 이의가 없다. 수십명의 전문인력들이 이탈했지만 워렌 버핏과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CalPERS)을 거론하며 아랑곳하지 않았다.
과거 국민연금 개정법안을 발의하면서 기금 운용의 독립성과 전문성 보장을 강조했지만 기금의 공사화는 극렬히 반대했다. 기금 운용의 방향성과 관련해서는 수익률 위주의 운용이 오히려 투자 위험성을 높이고 금융위기 등 외부 충격에 취약할 수 있다면서도, 공공투자 재원으로의 활용 가능성에 대해선 호의적인 듯한 뉘앙스를 풍겼다.
이래저래 논란거리가 많은 인사임엔 틀림없지만 그래도 그가 취임사에서 최우선 과제로 강조한 '신뢰 회복'은 꼭 이뤄냈으면 하는 바람이다. 무엇보다 외부의 부당한 개입과 압력을 막아내겠다고 한 대목과 기금운용의 독립성, 투명성, 전문성을 강화하겠다고 한 부분은 '관점과 이데올리기 차이를 떠나' 무조건 믿고 싶다.
당장 600조원 국민연금기금의 운용책임자인 기금이사를 선임하는 큰 일이 목전에 놓여있다. 외풍에 흔들림없이 과연 공언대로 독립적이고 투명하고 전문성있는 기금운용을 이뤄낼 적임자를 찾아낼 지 국민 모두가 예의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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