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메가 포트폴리오로 안정수익 추구" [thebell interview] 루트엔글로벌자산운용 이현준 대표·남용수 부대표
김슬기 기자공개 2017-11-21 11:24:30
이 기사는 2017년 11월 14일 15시2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퀀트 하우스는 문화가 굉장히 중요하다. 좋은 성과만을 추구하면 안 좋은 성과가 나올 수 밖에 없다. 구성원들이 끊임없이 소통하면서 투자철학을 제대로 녹여 모델을 끊임없이 개발해야 한다. 단기적인 성과 압박에서 벗어나 우리만의 철학을 가진 하우스를 만들고 싶었다."이현준 루트엔글로벌자산운용 대표(사진)와 남용수 부대표(사진)는 과거 한화자산운용 퀀트운용팀에서 처음 인연을 맺었다. 당시 국내에서 과거 함께 퀀트모델에 대해 논의했던 두 사람은 이후 신한금융투자와 DGB자산운용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의기투합해 올해 루트엔글로벌자산운용을 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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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년간의 준비를 통해 두 사람은 '루트엔글로벌알파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 제1호'을 시장에 선보였다. 최대 35개국 6000개 종목을 담는 '글로벌 메가 포트폴리오'를 주무기로 시장에 등장했다. 이현준 대표와 남용수 부대표는 입을 모아 "자신의 부족함을 메워주는 관계"라며 "서로가 없었으면 독립할 생각을 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 "편입 종목 많아질수록 성과 안정적"
루트엔글로벌자산운용은 '35개국 6000개 종목을 담는다'는 콘셉트로 시장에서 주목을 받았다. 타 운용사가 적게는 20개에서 많게는 100개 안팎의 종목을 담는데 비해 루트엔글로벌은 압도적으로 많은 종목을 담는 것. 실제 1호 펀드에 담긴 종목의 수는 1200~1300개 정도다.
남용수 부대표는 "지금 펀드의 투자지역으로 설정한 팬 아시아, 유럽·중동·아프리카 지역의 종목 중에서 거래가능성(거래량과 가격, 대차 가능여부 등)과 재무제표 등을 분석해 총 6000개 종목을 투자 유니버스로 압축했다"며 "아직 현재 펀드설정액인 150억 원으로는 원하는 종목을 다 사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향후 펀드 사이즈가 커지면 편입할 수 있는 종목의 수도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편입종목을 넓히는 이유는 바로 펀드의 안정성을 꼽을 수 있다. 편입종목을 늘릴수록 특정 종목이나 섹터, 지역에 성과가 흔들리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펀드에 담는 종목들을 허투루 담지도 않는다. 자체 개발한 'RootN α Model'을 통해 투자대상이 되는 15만 개 기업의 20년간 재무제표를 분석한다.
이현준 대표는 "한 기업의 재무제표를 분석하면 보이지 않던 경영의 효율성 등이 여러 기업을 분석하면 선명하게 보인다"며 "이렇게 분석된 데이터를 통해 좋은 기업과 안 좋은 기업을 나눈다"고 밝혔다. 재무제표를 분석할 때에는 수익성이나 적정 수준의 투자, 재고관리, 부채 조달 방식, 내부유보금 등을 종합적으로 본다.
남 부대표는 "재무제표를 분석할 때에는 주가를 아예 배제한다"며 "좋은 기업은 차후에 주가가 따라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루트엔글로벌은 데이터 관점에서 봤을 때 경영의 효율성은 확실하지만 주가는 객관적이지만 불확실한 것으로 봤다. 그는 "확실하면서 객관적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시장의 흐름과 상관없는 알파(α) 수익을 내는 게 궁극적인 목표"라고 강조했다.
◇ '중위험·중수익'이 핵심 타깃…향후 기관자금 받는 게 목표
루트엔글로벌자산운용은 1호 펀드가 출시된 이후 판매사 프레젠테이션(PT)를 다니면서 '어렵다'는 반응도 많았지만 펀드가 추구하는 '중위험·중수익'을 선호하는 고객층도 다양하다는 것을 몸으로 느꼈다. 현재 운용사의 연간 목표수익률은 7~10%대이다.
이 대표는 "현재 펀드의 포트폴리오는 코스피와의 상관도가 5% 미만이어서 시장 흐름과는 크게 상관이 없다"며 "금융자산의 전체를 이 펀드에 담기보다는 편안하게 포트폴리오의 일부로 가져갈 수 있도록 운용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앞으로 기관들의 자금운용 기간이 길어지는만큼 기관들을 공략해 운용규모를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지금까지 기관들은 단기적인 수익률을 가장 중요하게 봤다면 앞으로는 운용기간 내 목표수익률을 정해서 운용하는 '목표에 기반한 투자(Goal based investing)'가 확산될 것으로 봤다. 회계기준이 바뀌는 보험사나 퇴직연금 등을 충당금으로 쌓아야 하는 일반 법인 등이 그 대상이다.
남 부대표는 "목표가 분명한 자금의 경우 리스크의 배분이 가장 중요하고 두 번째는 시장흐름과 상관없이 수익을 내는 알파상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런 수요를 감안해 구상한게 글로벌알파 펀드였다.
이 대표는 "루트엔글로벌은 남과 경쟁하지 않고 우리 과거와 경쟁하며 발전할 수 있었으면 한다"며 "부침은 있을수도 있겠지만 오래 살아남는 운용사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그들은 운용사를 출범하면서 한국퀀트학회도 함께 만들었다. 현재 남 부대표는 한국퀀트협회 회장으로 있다. 그는 "단순히 우리회사만 잘 되기보다는 퀀트를 하는 사람들이 함께 철학을 공유하고 발전해나갈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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