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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이 비싸다고? [Market Insight from SC]

맨프리 길 SCB그룹 FICC 총괄전략가공개 2017-11-22 11: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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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다드차타드그룹(SCB) 자산관리본부의 주요 투자전략을 더벨이 기획 연재합니다. 칼럼진에는 스티브 브라이스(Steve Brice) 글로벌 투자전략 총괄과 클라이브 맥도넬(Clive McDonnell) 주식부문 총괄 대표전략가, 맨프릿 길(Manpreet Gill ) FICC 총괄 대표전략가 등 스탠다드차타드의 투자전략가 대부분이 포함됩니다. 이 칼럼은 국내에서 더벨이 독점 연재합니다.

이 기사는 2017년 11월 16일 16: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맨프리길
맨프릿 길(Manpreet Gill) FICC 총괄 전략가
현재 금융시장의 밸류에이션에 대해 얼마나 걱정해야 하는가? 연초 이후 투자자들은 글로벌 주식시장에서 미국 달러 기준으로 약 21% 수익을 얻었다. 이에 따라 주식 가격은 기업이익 대비 높아졌다. 글로벌 회사채도 마찬가지다. 연초 이후 수익이 약 7.5%를 웃돌면서 미 달러 국채의 수익률 프리미엄은 2007~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감소했다.

이러한 성과는 예상대로 공통된 질문으로 이어진다. '주식과 회사채 시장의 밸류에이션이 너무 높아져 투자자들이 현 수준에서 비중을 더 가져가기 어려워졌는가?' 이러한 질문에 대해 우리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주식과 회사채 모두 여전히 기회가 있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 몇 가지 설명이 도움될 것이다. 밸류에이션 지표를 예상 수익을 판단하는 유일한 지표로 삼아서는 안된다. 밸류에이션은 장기적인 (예: 주식의 경우 보통 5~7년) 미래 수익을 예측하는 지표로는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단기 예측을 하기에는 매우 부족할 수 있다. 특히 그 기간이 (유동성과 같은) 다른 요인의 영향에 크게 좌우될 수 있는 1년 미만일 경우 더욱 그렇다.

과대평가 또는 과소평가의 규모 또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대부분의 금융 자산은 '평균' 밸류에이션에 오래 머무르는 경우가 드물다. 그러므로 더 중요한 것은 밸류에이션이 적절한가 즉, 매력적인 수익 달성을 방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수준에 이른 것은 아닌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일례로 미국 주식시장 밸류에이션을 들 수 있다. 비록 미국 주식시장의 역사가 긴 것은 아니지만, 의미있는 시사점이 있다. 현재 미국 주식의 12개월 포워드(Fwd) 주가수익비율(P/E)은 20배 미만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20년을 되돌아보면 이 수준의 밸류에이션에서 이후 12개월간 약 7% 가량 평균 수익이 발생하는 경향을 확인할 수 있다. 12개월 포워드(Fwd) P/E가 20배 이하인 경우 밸류에이션만으로 미래 수익이 제한되는 경우는 많지 않았다. 과거 데이터에 따하면 12개월 포워드(Fwd) P/E 수준이 22배를 넘어야만 평균 수익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회사채 시장도 비슷한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 채권 자산의 특성상 주식과는 조금 다르다고 주장하는 경우가 있지만 (가격 수익률에 집중하는 주식과는 달리 채권은 금리에 집중함), 현재 투자 비중을 유지하거나 혹은 늘리고자 투자자들은 여전히 과거의 경험에서 교훈을 얻을 수 있다. 2000년 이후 미국 달러화 표시 투자등급 회사채의 연초 이후 총 수익은 90% 정도가 쿠폰 수익률 (이자 수익)이며 약 5% 정도만 채권가격 변동 (자본 수익)에서 비롯되었다. 쿠폰 수익률 비중이 하이일드 채권의 경우 더 높게 나타난다.

아시아권 미 달러 표시 회사채 시장도 역사는 비교적 짧지만 결과는 유사하다. 가격 변동이 수익에 큰 기여를 한 해도 있지만 대체적인 결과는 동일하다. 즉 장기 투자자들의 수익은 주로 제시된 금리에 의해 좌우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므로 주식시장과 회사채 시장의 과거 경험으로 볼 때 밸류에이션이 아직까지는 수익 기회를 방해하는 요인은 아닌 것을 알 수 있다. 미 연준에서 금리를 인상한다고 해서 이 궤도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기업 대출을 관리하고 궁극적으로 경기를 부양하기 위한 광범위한 대책의 영향으로 현재 금리 수준은 과거에 비해 여전히 낮다.

이러한 상황을 감안할 때 추가적으로 금리 인상을 하더라도 기업이 부담을 느끼기 까지는 아직 여지가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의 경우 벌어들이는 이익에서 이자비용이 차지하는 비율이 2010~2011년 최고치에 여전히 못 미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볼 때 연준에서는 금리를 당면한 위험이 아닌 잠재적 위험으로, 일단은 적색이 아닌 노란색으로 표시할 가능성이 높다.

중국의 부채를 줄이기 위한 노력도 또다른 잠재된 주요 위험으로 자주 언급되고 있다. 특히 아시아권 회사채의 경우 더욱 그렇다. 전체 부채 수준이 높아 보이는 건 사실이다. 중국의 국가부채는 2007년 국내총생산(GDP)의 약 160%에서 2016년 거의 260%에 다다랐다.

그러나 투자 가능한 아시아권 미 달러 표시 회사채 전반으로 확장해서 보면, 그렇게 심각해 보이지는 않는다. 게다가 기업이익 중 총 순부채 비중이 2013년 최고치에서 하락한 것을 볼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아시아권 회사채 시장이 중국의 전반적인 부채 우려로부터 차단되었다고 말하는 건 아니다. 다만 아시아권 미 달러 회사채에 대한 전망이 '중국 디레버리징' 기사에서 제시하는 것만큼 심각하지 않다는 의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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