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7년 11월 20일 11: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우건설 매각 예비입찰 참여로 인수적격예비후보(숏리스트)에 포함된 호반건설이 1조 4000억 원을 소폭 밑도는 인수 희망가격을 써낸 것으로 확인됐다. 산업은행이 생각하고 있던 대우건설 매각 희망가와는 괴리가 크다는 점이 주목된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호반건설은 지난 13일 대우건설 매각 예비입찰에 서류를 내면서 1조 4000억 원을 밑도는 인수 희망가를 썼다. 호반건설은 이후 16일 매각주관사 미래에셋대우와 BoA매릴린치가 실시한 숏리스트 선정 과정에 4곳 후보 중 한 곳으로 포함됐다.

호반건설이 써낸 가격은 산업은행이 원하는 대우건설 매각 희망가격을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산업은행은 지난달 13일 대우건설 매각을 공고하기 전부터 국내외 업체들을 개별 접촉해 인수 의향을 타진하고, 이 과정에 대우건설 매각 희망가를 언급했다.

당시 산업은행으로부터 대우건설 인수 제안을 받았다는 한 업체 관계자는 "대우건설 주식을 주당 1만 원, 총 2조 원 넘는 가격에 팔고 싶다는 얘기를 산업은행으로부터 들었다"며 "당시 주가가 7000원 선으로 산업은행이 보유한 대우건설 지분 총 가격은 1조 5000억 원에도 못 미치는 상태였다"고 말했다.

호반건설과 함께 대우건설 인수전에 뛰어든 미국 부동산개발업체 트렉(TRAC)과 특수목적법인(SPC) 등도 산업은행이 원하는 2조 원에 턱없이 부족한 인수 희망가격을 써낸 것으로 전해진다. 트렉의 경우 1조 5000억 원 정도의 가격을 써냈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다만 트렉 측 관계자는 대우건설 인수전과 관련된 사안은 말해 줄 수 없다는 입장만 보였다.

호반건설과 이들 숏리스트 업체들이 향후 본입찰 참여를 결정하면 이 시점에 인수희망가를 보다 높일 가능성은 있다. 하지만 예비입찰에서 산업은행이 생각한 가격과 5000억~6000억 원 넘게 차이가 나는 희망가를 이들 업체가 써냈다는 점을 보면 긍정적 결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평가도 동시에 나온다.

한편 산업은행은 숏리스트들에게 통상적인 수준보다 긴 4주 이상 예비실사 기간을 부여하기로 했다. 대우건설 경영진과 숏리스트간 매니지먼트 프리젠테이션(MP)도 진행할 예정이다. 내달 말 본입찰 절차가 진행될 것으로 보여 내년 1월쯤에는 대우건설 매각 결과를 확인해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